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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타자' 이승엽(40·삼성 라이온즈)이 한일 통산 600홈런의 금자탑을 세웠다. 한국 프로야구가 낳은 '최고의 타자'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600홈런은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8명만이 성공했다. 유일한 현역 600홈런 타자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최근 은퇴를 선언했고 또 다른 '슈퍼 스타' 알버트 푸홀스(589홈런·LA 에인절스)가 대기록에 도전 중이다. 80년 넘는 역사의 일본에서는 오사다하루(868홈런)와 노무라 가쓰야(657홈런)만이 600홈런을 달성했다. 현역 홈런 1위는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자이언츠)인데, 373홈런으로 이승엽 절반 수준이다.
KBO리그로 눈을 돌려보면 이승엽의 기록을 따라올 선수가 없다. 개인 통산 홈런 2위 양준혁은 351홈런을 치고 유니폼을 벗었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이호준(40·NC)이 325홈런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 그만큼 이승엽의 파워와 기술은 독보적이다. 전문가들도 "앞으로 이승엽이 얼마나 늘릴지가 관건인데, 600홈런 자체도 깨지기 힘든 대기록"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1995년 1군에 데뷔한 그는 그 해 5월 2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생애 첫 홈런을 폭발한 이래 지난 22년 간 정말 쉼 없이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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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은 1998년 38홈런을 때린 뒤 1999년 54홈런을 폭발했다. 2003년에는 당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인 56홈런을 쏘아올렸다.
김 감독은 "덕아웃에서 보고 있으면 그저 입이 벌어졌다. 치면 까마득하게 담장을 넘어 갔다"면서 "(이)승엽이는 자기 만족을 모르는 선수다. 시즌이 끝나면 약점을 보완하고자 늘 변화를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 대회에서도 중요할 때마다 홈런을 때렸다. 올해 하는 걸 보면 나이가 서른 네 살 정도 아닌가 싶다"며 "나는 현역 시절 2루타를 치는 타자였고 (이)승엽이는 전형적인 거포였다. 나는 (이)승엽이처럼 내가 친 공을 오래 지켜본 기억도 별로 없다. 일단 1루로 빨리 뛰어가면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곤 했다"고 돌아왔다.
2001시즌 뒤 유니폼을 벗은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49)도 이승엽 얘기만 나오면 "정말 정말 잘 친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지도자다. 불혹이라고 믿기 힘든 순발력과 파워를 지녔다는 의미다. 김태형 감독은 "이제 달인이 된 듯한 느낌이다. '어떻게 저렇게 칠까'라는 생각도 든다"며 "양준혁과 이승엽은 나이를 먹어도 누구보다 타격 기술이 빼어나다. 일부러 공 한개를 지켜보기도 하고 자신의 존에 들어오면 어김없이 방망이를 돌린다. (이)승엽이는 특히 두산을 상대로 참 잘 쳤다"고 말했다. 올 시즌 두 명의 거포 오재일과 김재환을 모두 주전으로 만든 김 감독은 그러면서 "앞으로 이승엽과 같은 선수는 또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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