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두산 베어스는 늘 앞서 간다. 10승 선점을 시작으로 20승, 30승, 80승까지 10승 단위의 승리를 가장 먼저 쌓았다. 이는 KBO리그 역대 6번째 기록(1982~88 전후기리그, 1999~2000 양대리그 제외)이다. 그 간 빙그레(1992년), 해태(1993년), LG(1994년), 현대(1998년), 삼성(2015년)이 '완벽한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두산의 PO 직행 매직넘버는 두 자릿수였다. 3위 넥센 히어로즈가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한 탓이다. 하지만 넥센이 6~9일 LG와 SK에 완패했다. 시즌 3번째 4연패였다. 그러면서 이 기간 2승2패를 거둔 두산이 PO 매직넘버를 대거 줄였다. 10~11일에는 고척돔에서 1승1패를 거두며 '4'가 됐다.
현재 넥센은 70승1무57패다. 남은 16경기에서 모두 이기면 86승1무57패다. 그런데 두산은 넥센과 승률만 같아도 된다. 올 상대 전적에서 9승1무5패로 앞서 있다. 리그 규정상 승률이 같을 때 차선으로 고려하는 것이 상대 전적. 이번주 두산이 PO 직행 매직넘버를 모두 지울 공산이 크다.
|
역대 KBO리그를 돌아보면 10승~80승 선점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100%다. 이변이 속출하는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60%이지만, 페넌트레이스 막판 대역전 드라마가 써진 적은 없었다. 지난 시즌에도 삼성이 10~80승 고지에 선착한 뒤 88승56패로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현재 두산의 우승 매직넘버는 꽤 많다. '12'나 된다. 23경기를 남겨 놓은 NC(70승2무49패)가 전승을 할 경우 93승2무49패가 되기 때문이다. 두산은 남은 15경기에서 12승3패, 정확히 8할을 찍어야 자력으로 우승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런 상황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난달까지 승부조작 홍역을 앓은 NC의 투타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은 탓이다. 또 잔여 경기 일정도 빡빡하다. 코칭스태프는 당장 선수단 체력이 걱정이다. 전문가들은 "남은 시즌 NC가 잘해야 7할 승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두산 남은 시즌 반타작하면, NC는 20승 해야
이래저래 두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맞다. 무승부가 나오지 않는다는 전제로 좀 더 현실성 있게 가정해도, 남은 시즌 두산이 반타작을 하면 NC는 '전승' 못지 않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
우선 두산이 15경기 8승7패를 할 때다. 90승1무53패, 승률은 6할2푼9리다. 이 때 NC 역시 무조건 90승 고지에 올라야 우승이 가능하다. 90승2무52패, 승률은 6할3푼4리이다. 그리고 이보다 두산의 승률이 좋으면 NC 우승 확률은 점점 '0'에 가까워 진다. 두산 9승-NC 21승, 두산 10승-NC 22승, 두산 11승-NC 23승. 두산이 12승하면 자력 우승이다.
반대로 반타작에 실패했을 때다. 두산이 7승8패를 하면 NC는 23경기에서 19승이 필요하다. 두산의 패가 늘어날 수록 NC의 필요 승수도 1승씩 줄어드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 두산 전력을 감안할 때 갑자기 무너질 일은 없다. 일단 선발진이 막강하다.
다만 구단 관계자는 "아직 들떠서는 안된다"고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2002년 전반기 1위에 올랐다가 시즌을 5위로 마감한 뼈아픈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해야 우승이다"고 말했다.
|
그래서 이번주 일정이 중요하다. 14~15일 창원에서 NC와 맞붙기 때문이다. 두산은 SK-NC-kt를 차례로 상대한다. NC는 LG-두산-SK를 만난다. 두산의 예상 선발은 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안규영-니퍼트. 통산 NC전 성적이 9경기 4승3패, 2.43의 평균자책점으로 아주 강한 장원준이 키다. 두산 선수들은 이번 추석 연휴 NC를 제압해 매직넘버를 대거 줄이고 싶어 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