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kt-KIA 팬들에게 박수받고 은퇴한 행복한 장성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6-09-11 18:08


2016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KIA타이거즈 경기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장성호가 경기전 열린 은퇴식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KBO리그 역대 최연수 2000안타에 빛나는 장성호는 KBS N의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9.11/

'스나이퍼' 장성호(39)가 뒤늦은 은퇴식으로 선수로서 팬들과 공식적으로 이별했다.

장성호는 1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은퇴식을 치렀다. kt와 KIA의 합동 은퇴식이었다. kt는 장성호가 지난해 마지막으로 뛰었던 구단이고, KIA는 장성호가 1996년 데뷔해 14년간 뛴 친정팀이다.

kt와 KIA의 장성호 팬 60명이 그라운드에 서서 지켜보는 가운데 장성호의 활약 영상이 전광판에서 상영되며 은퇴식이 시작됐다. 영상이 끝난 뒤 양복 차림의 장성호가 등장하자 그동안 팬들이 불렀던 장성호 응원가가 울려퍼졌고, 장성호의 이름이 적힌 대형 유니폼이 1,3루 관중석에 펼쳐졌다. 1루측엔 kt 유니폼, 3루측엔 KIA 유니폼이었다. 장성호는 은퇴 기념 유니폼도 kt와 KIA의 두 벌을 받았다.

장성호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었고, 이후 kt, KIA 선수들, 팬들이 그라운드에 도열한 가운데 이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하며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돌았다.

은퇴식의 마지막은 시구-시타였다. 장성호의 아내인 진선미씨가 마운드에 섰고, 딸 장서진양과 아들 장우진군이 타석에 선 가운데 장성호가 포수로 아내의 시구를 받았다.

장성호는 은퇴식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은퇴식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 시작과 끝을 함께 한 KIA, kt 양 팀의 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러 뜻 깊은 것 같다"라고 했다. 장성호는 1996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데뷔해 교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14년 동안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장성호는 2010년부터 한화(2010∼2012년)-롯데(2013∼2014년)에서 활약한 뒤 지난시즌엔 kt에서 뛰었다. 49경기에 출전 타율 3할9리(94타수 29안타) 1홈런 16타점 11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19일 롯데전서 자신의 통산 2100안타를 친 뒤 마지막 타석에서 투구에 맞아 오른쪽 정강이 실금 부상을 당했고 결국 은퇴를 하게됐다.

장성호는 최연소 2000안타(34세 11개월) 기록을 가지고 있고, 양준혁(2138안타)에 이어 두번째로 2100안타를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20시즌 동안 2064경기, 타율 2할9푼6리, 2100안타, 221홈런, 1043타점, 1108득점이다.


2016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KIA타이거즈 경기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장성호가 경기전 열린 은퇴식에서 부인 진선미씨가 던지는 시구를 받고 있다. 타이거즈 선수들의 배웅을 받고 있다. KBO리그 역대 최연수 2000안타에 빛나는 장성호는 KBS N의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9.11/
20시즌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선수생활 마지막 경기를 꼽았다. "97년에도 우승을 했지만 2009년 10년 이상 걸렸던 우승이라 가장 생각난다. 또 kt에서의 마지막 경기도 생각나는데 8월 19일이었다. 마지막 타석 때 몸에 맞는공으로 부상을 당했었다"라고 했다. 만약 부상없이 계속 뛰었다면 양준혁의 통산 최다안타 기록을 넘어설 수도 있었던 상황. 장성호는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내 실력이 되고 기회가 주어졌다면 선수 생활 연장을 생각했겠지만 내 자신이 거기까지라고 생각했다"라며 "목표는 양준혁 선배의 기록을 깨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박용택 정성훈 등 후배들이 깰 수 있을 것 같다. 후배들이 기록을 깨주길 바란다"라고 최다안타 신기록을 후배의 몫으로 남겼다.


현재 하고 있는 해설위원으로서 "제 해설을 들었을때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한 장성호는 지도자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확실한 준비가 되지않은 상태에서 코치를 하는 것은 나는 물론, 선수들에게도 타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 공부를 많이 하고 자신감이 생길 때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했다.

장성호는 고마운 분을 꼽아달라는 말에 먼저 김응용 감독을 말했다. "김응용 감독님이 가장 생각난다. 아무 것도 없는 나를 주전으로 기용해주셨고 좋은 성적이 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고 했다. 이어 "왕정치를 제외하고 저만의 독특한 폼을 만들어주신 김성한 감독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을 때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신 한대화 감독님, 이런 뜻깊은 자리를 만들어주신 kt 조범현 감독님과 KIA 김기태 감독님, 구단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20년간 선수생활을 한 베테랑 선수로서 후배들에게 "세월이 빠르니 헛되게 타석을 소비하지 말고,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하면 좋겠다"라며 "내 의지로 그만뒀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현역에 있을 때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