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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번트부터 잘 댔어야 했는데…."
LG는 최근 겹경사가 있었다. 박용택, 정성훈 무려 2명의 대타자들이 개인통산 2000안타를 때려냈다. 매시즌 100안타는 기본으로 치는 선수들. 이런 기록에 비하면 15년 만에 겨우 한 시즌 100안타 친 것이 대단한 기록이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시즌 100안타 한 번 쳐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이 부지기수다. 또, 손주인의 경우 우여곡절 끝에 세운 기록이라 더욱 값지다.
손주인은 삼성 시절부터 만년 백업 인생을 살아왔다. 수비는 좋지만 방망이가 약하다는 평가 때문에 전천후 백업 내야수로 살아왔다. 그의 야구 인생이 바뀐 건 2013 시즌 LG 이적 후. 김기태 감독을 만나고 주전 2루수로 발돋움하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2% 부족했다. 2013 시즌 125경기 93안타, 그리고 2014 시즌 120경기 99안타에 그쳤다. 첫 100안타 기록을 앞두고 단 1개의 안타가 모자랐었다. 손주인은 "내가 언제부터 개인 기록을 생각하며 야구를 한 선수였겠나. 그저 하루하루 살아남자는 생각만 하고 야구를 해왔다"고 하면서도 "2014 시즌은 뒤에 돌이켜보니 너무 아쉽더라. 10경기 남기고 95안타였다. 그런데 마지막 10경기에서 4안타를 치는데 그쳤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치열한 5강 경쟁 속 LG는 3연패에 빠졌다. 손주인은 4일 kt전에서 팀이 1-2로 밀리던 6회 무사 2루 찬스서 희생번트를 띄우고 말았다. 다행히 다음타자 채은성이 적시타를 때려 손주인의 잘못이 줄었지만, 꼭 필요할 때 팀플레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손주인은 "후속타자에게서 적시타가 나왔어도, 반성할 건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며 "남은 기간 개인 기록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게 조그만 것부터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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