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긴장했나봐요. 다음에 또 불러주시면 더 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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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한화전에 시구-시타를 맡은 걸그룹 구구단의 리더 하나와 메인보컬 세정(왼쪽부터)이 시구와 시타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kt 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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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걸그룹 사이에 '프로야구 시구-시타'는 성공으로 가는 하나의 관문처럼 자리잡았다. 이제 막 데뷔한 신인들이 프로야구의 뜨거운 인기에 편승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관중들에게는 분명 또 다른 볼거리다. 때문에 지나치게 홍보에만 신경쓴다거나 경기 진행을 지연시키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돌 걸그룹의 시구-시타를 못마땅하게 볼 필요는 없을 듯 하다.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도 데뷔한 지 얼마되지 않은 아이돌 걸그룹의 시구와 시타 행사가 벌어졌다. 9인조 걸그룹 '구구단'의 리더 하나와 리드보컬 세정이 각각 시타와 시구를 했다. 세정은 이미 한 케이블 방송사의 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뒤 'I.O.I'로 먼저 데뷔했던 그 김세정이다.
때마침 이날 케이티 위즈파크는 올 시즌 첫 매진을 기록했다. 인기 구단 한화와의 맞대결인데다 이날 kt가 야심차게 준비한 '워터 페스티벌'을 마련한 덕분인데, 여기에 인기 걸그룹의 주요 멤버가 시구와 시타를 함으로써 화룡점정을 찍었다.
과거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던 몇몇 여자 연예인 시구자들에 비해 이들의 시구와 시타는 평범했다. 최근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운동 능력을 보였던 세정이었지만, 처음 하는 시구는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 마운드 한참 앞에서 던진 공은 힘없이 원바운드가 됐다. 타석에 선 '구구단 리더' 하나는 공이 지나간 뒤 배트를 휘둘렀다.
시구와 시타를 마친 세정과 하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생애 첫 시구와 시타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운 듯 했다. 세정은 "처음 하는 시구를 잘해보려고 어제 밤부터 양말을 던지며 연습하고, 오늘도 야구장에서 엄상백 선수에게 배웠는데 너무 긴장한 것 같아 아쉬웠어요"라고 말했다.
하나는 "평소 친구들과 야구연습장에서 공을 치며 놀기도 했는데, 시타는 공을 치면 안된다고 들어서 살짝만 휘둘어요"라며 "다음에는 좀 더 멋진 스윙을 보여드릴게요"라고 다짐했다. 홈팀 kt 위즈의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다짐한 이들은 다른 멤버들과 야구를 관람한 뒤 5회 클리닝 타임 때 응원단상에서 특별 공연을 펼쳐 만원 관중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수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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