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후반기 순위 싸움 돌풍의 잠룡일까, 아니면 단순 고춧가루 부대에 그칠까.
kt는 지난주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주중 광주 원정에 가 KIA 타이거즈에게 3연전 스윕을 당하더니, 주말 홈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화풀이를 했다. 갈 길 바쁜 롯데에 3연패를 안기며 자신들은 분위기를 살렸다.
그래도 롯데전 3연승으로 인해 상승 분위기는 만들었다. kt는 2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9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를 반경기로 좁혔다. 중위권 팀들도 사정권 안에 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SK 와이번스와 6경기 차이. 7위권 까지는 금세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갈수록 치열해주는 순위 싸움. 어느 팀도 자비는 없다. 결국 kt 스스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최상의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지긋지긋한 부상과 이별해야 한다. 현재도 이진영, 박경수가 부상으로 신음중이다. 다행인 건 두 사람 모두 큰 부상이 아니라 복귀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예정. kt는 시즌 내내 앤디 마르테, 유한준, 김사연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돌아가며 발생해 완전체로 경기를 해본 기억이 없다.
새로 가세한 외국인 선발 조쉬 로위와 라이언 피어밴드도 안정된 활약을 펼쳐줘야 한다. 결국 장기 레이스는 선발 싸움이다. 두 사람 외에 트레비스 밴와트도 정상 궤도로 올라와 줘야 kt는 버틸 수 있다. 히트 상품 주 권이 첫 풀타임 한계를 느끼며 최근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고 신예 박세진도 아직은 성공 가능성을 더 지켜봐야 한다.
기량을 만개하지 못한 유망주 중 1~2명이라도 팀에 힘을 보태는 일도 중요하다. 엄상백, 정성곤은 시즌 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이 롱릴리프, 중간 불펜으로 제 역할을 해줘야 kt의 전체적인 힘이 커질 수 있다. 야수쪽에서는 유격수 심우준을 비롯해 거포 유망주 문상철, 배병옥 등이 깜짝 쇼를 펼쳐준다면 kt도 충분히 강팀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중 하나만 엇나가더라도 kt는 선배팀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8월의 시작을 상승세 속에 탄력적으로 출발한다면 kt도 충분히 대형 사고를 칠 수 있다. 조금은 흩어져 있는 퍼즐 조각을 잘 맞춰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