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페넌트레이스, 끝까지 가는 자가 승리자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7-26 09:53


KIA 타이거즈 김주찬은 사구에 맞고 견갑골 골절 부상을 입어 최소 2개월간 재활에 매달려야 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한화 주축 선발인 송은범은 최근 어깨 근육 손상 진단을 받아 당분간 마운드에 설 수 없게 됐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144경기의 페넌트레이스는 참으로 길고도 길다.

10개팀에서 25일 현재 전경기 출전을 하고 있는 선수는 두산 베어스 허경민,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한화 이글스 김태균, NC 다이노스 나성범, 넥센 히어로즈 김하성, LG 트윈스 히메네스, SK 와이번스 정의윤과 김성현 등 8명이다. 지난해에는 6명의 선수가 페넌트레이스 144경기를 완주했다.

전경기 출전, 아니 최소한 140경기 이상 출전한다는 것은 대단히 자랑스러운 일이며, 구단에서도 연봉 고과에 높은 점수로 반영한다. '시즌을 끝까지 뛰는 선수가 결국 승리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 선수들이 실천할 수 있는 말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시즌을 치르면서 부상 또는 부진 때문에 한 두번 정도는 쉬고 가는 기간이 있다. 부진 때문이라면 슬럼프에 빠진 자신을 탓하면 그만이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은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삼복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긴 팀이 한 둘이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24일 허리 부상을 입은 최형우를 전력에서 제외했다. 최형우는 부상 이전인 22일까지 팀이 치른 87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4푼6리, 19홈런, 76타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최형우가 빠지면서 삼성은 이승엽을 4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최형우의 허리 통증은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열흘 동안 치료를 받으며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돌아올 수 있다고 하지만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KIA 타이거즈도 김주찬의 부상 이탈이 뼈아프다. 김주찬은 지난 22일 NC전에서 정수민이 던진 공에 왼쪽 어깨를 맞아 견갑골 미세골절 판정을 받았다. 재활에 약 1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5위 싸움이 버거운 KIA로서는 크나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김주찬 역시 부상으로 하차하기 전까지 87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3할4푼3리, 12홈런, 63타점을 때리며 중심타선에서 제몫을 했다. 매년 시즌중 부상이 다반사였던 김주찬으로서는 올해도 아쉬움이 짙게 남을 것으로 보인다.

SK에서는 에이스 김광현이 이달초 왼팔 굴곡근 미세 손상으로 1군서 제외된데 이어 타선에서 무게감을 보였던 최승준이 무릎 인대 파열 부상을 입어 올시즌 내 복귀가 불투명하다. 최승준은 지난 20일 NC전에서 1루를 밟다가 무릎을 다쳤다. 부상을 입기전 최승준은 타율 2할8푼4리, 19홈런, 41타점으로 정의윤 최 정과 함께 타선을 이끌었다. 김광현은 8월 중순 이전 복귀할 수 있지만, 최승준은 시즌 막판 복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의 경우 투수진에 공백이 생겼다. 이미 안영명이 어깨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한 가운데 선발진의 한 축이었던 송은범도 어깨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제외됐다. 송은범은 지난 21일 kt 위즈전에서 4이닝을 던진 뒤 어깨 뭉침을 호소했고, 검진 결과 근육 손상 진단을 받아 무기한 재활에 들어간 상황이다. 예상 복귀 시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후반기가 시작된 시점에서 나온 부상은 타격이 크다. 롯데가 전반기에 송승준, 황재균, 손승락, 최준석, 윤길현 등 주력 선수들의 잇달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뒤 '완전체'를 이룬 후반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비교가 된다.

넥센 염경엽 감독, 롯데 조원우 감독 등은 최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지금부터는 부상과의 싸움이다. 끝까지 부상없이 가는 팀이 가을 잔치에 간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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