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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게임.
결국 NC는 KBO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긴 연승을 달리고도 1위와의 승차를 1.5경기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7월 들어서는 창원 삼성전이 연이틀 우천 취소된 반면 두산은 2일 한화를 제압, 승차가 6.5게임으로 벌어졌다.
그만큼 올 시즌 두산이 세다. 막강한 선발 야구를 앞세워 1강 체제를 구축했다. 2일까지 선발진 성적은 니퍼트 14경기 11승2패. 보우덴 15경기 10승3패. 장원준 14경기 9승3패. 유희관 16경기 8승1패. 허준혁 15경기(선발 9경기) 3승3패. 5명이 무려 41승을 합작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2000년 현대 유니콘스가 세운 한 시즌 팀 최다 선발승(74승) 기록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 또한 15승 투수 4명이 동시에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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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기록이 병살타 유도율이다. 이날 현재 리그 평균 병살타 유도율은 11.4%. '84억 팔' 장원준이 20.8%(15/57)로 이 부문 1위다. 유희관은 13.4%(11/71)로 6위다. 니퍼트는 12.3%(8/57). 새 외인 보우덴은 7.8%(6/71)로 리그 평균 아래이지만, 수준급의 평균자책점(3.34)으로 봤을 때 범타나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려 실점을 막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병살 유도는 제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땅볼 타구를 위해선 낮은 쪽으로 변화구를 떨어 뜨려야 하고, 몸쪽 직구를 꽂아 넣을 줄도 알아야 한다. 구종은 많을 수록 좋다. 타자가 예상하지 못한 공을 택해야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다. 이 모든 걸 통틀어 가장 중요한 건 배짱. 투수와 타자 중 심장이 강한 쪽이 이긴다. 두산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4명이 규정이닝을 채운데다 다들 아웃카운트 2개를 단숨에 잡기 위한 무기를 갖고 있다.
두산 선발이 유독 병살 유도율이 높은 건 야수들 도움도 크다. 포수 양의지, 유격수 김재호, 2루수 오재원, 3루수 허경민은 모두 국가대표 출신이다. 지난해 프리미어 12에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현재 김재호, 오재원은 타자 스탠스, 포수 사인, 코스 등에 따라 수비 위치를 알아서 조정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고. 투수가 야수를 믿고 공을 던지기 때문에 병살타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유희관은 "선발로 나갈 때마다 야수들에게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안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 쪽에 야수들이 가 있다"며 "마운드에서 놀랄 때가 많다. 늘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몇 개의 안타를 맞아도 난 상관없다. 점수만 주지 않으면 된다"며 "주자가 나가도 크게 불안한 건 없다. 늘 최고의 시나리오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공을 던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2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1-1이던 4회 1사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차일목을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고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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