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트 히터' 김현수, 27타석 연속 무삼진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5-26 13:00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처음으로 한 경기서 2루타 2개를 때려냈다. 지난 20일(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5회말 득점을 올리고 있는 김현수. ⓒAFPBBNews = News1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의 컨택트 능력 만큼은 현지에서도 인정을 받는 분위기다.

볼티모어가 지난 겨울 김현수를 영입한 것은 그의 출루 능력을 앞세워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김현수가 시범경기서 부진만 겪지 않았다면 벅 쇼월터 감독은 시즌 초부터 그를 상위 타순에 기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쇼월터 감독은 신예 조이 리카드에게 주전 외야수 기회를 부여했고, 김현수를 백업으로 삼는 기용법을 선택했다. 이같은 쇼월터 감독의 용병술은 그의 특성상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현수는 자신의 위치와 상관없이 출전할 때마다 특유의 컨택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현수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벌어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팀은 3대4로 패했지만, 김현수는 올시즌 처음으로 4차례 출루에 성공하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9번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현수는 2회초 첫 타석서 볼넷을 고른 뒤 1-3으로 뒤진 5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뿜어냈다. 선두 타자로 나선 김현수는 볼카운트 2B에서 상대 투수 콜린 맥휴의 3구째 몸쪽으로 살짝 쏠리는 88마일 직구를 잡아당겨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날카로운 2루타를 때려냈다. 타구는 1루수 키를 넘어 라인드라이브로 우익수 오른쪽 외야에 떨어진 뒤 펜스를 맞혔다. '김현수다운' 안타였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이 모두 범타에 그치는 바람에 홈에 이르지는 못했다.

3-3 동점이던 6회초 김현수는 또다시 2루타를 폭발시켰다. 2사 1루서 김현수는 상대 오른손 팻 니?r의 5구째 82마일짜리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중간으로 흐르는 2루타를 날리며 기회를 2,3루로 이어갔다. 휴스턴의 수비 시프트를 뚫는 정확한 타격이 돋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후속타 불발로 더 이상 진루하지는 못했다.

3-4로 뒤진 8회초에는 2사후 좌전안타를 날렸다. 우완 윌 해리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2S에서 3구째 바깥쪽 82마일 커브를 가볍게 밀어쳐 좌익수쪽으로 흐르는 땅볼 안타를 터뜨렸다. 김현수는 곧바로 대주자 조이 리카드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김현수가 3안타를 때린 것은 지난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4타수 3안타)에 이어 올시즌 두 번째이며, 한 경기서 2루타 2개를 날린 것은 처음이다. 아울러 올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서 4차례 출루한 김현수는 타율을 3할7푼9리에서 4할3푼8리(32타수 14안타)로 끌어올렸다.

이날까지 김현수는 13경기(9번 선발)에 출전해 삼진을 두 번 밖에 당하지 않았다. 지난달 14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6회말 맷 반스에게 헛스윙 삼진, 4월 24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4회말 크리스 메들렌을 상대로 루킹 삼진을 당한게 전부다. 이후 27타석 연속 무삼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컨택트 히팅의 원동력은 뛰어난 선구안과 대처능력이다. 김현수는 이날 6일을 쉬고 출전했음에도 정확한 타격으로 양질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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