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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돔 첫 경기 치른 한화 타자들 "낯설었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5-25 14:38


"확실히 낯설더라고요."

에이스를 투입한 경기에서 당한 패배는 두 배로 뼈아프다. 더구나 리그 최하위인 한화 이글스라면, 그 아픔은 두 배 이상이다. 에이스인 에스밀 로저스가 이름값에 걸맞는 역투를 펼쳤지만, 한화는 끝내 2점을 더 뽑지 못해 승리하지 못했다.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대2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1-2로 패한 한화 선수들이 허탈한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5.24/
이 경기가 아쉬운 이유는 여러가지 면에서 찾을 수 있다. 일단 한화의 시즌 최소실점 패였다. 2점밖에 주지 않았음에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선발로 나온 로저스가 7⅓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버텼고, 뒤를 이은 권 혁은 ⅔이닝을 퍼펙트로 끝냈다. 사실 이날 투수진은 할 일을 다했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한화는 이 경기 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2승1무2패로 꽤 선전했다. 5경기에서 총 37점을 뽑아 경기당 평균 6.2점을 얻었던 팀 득점력이 이날만큼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이런 결과는 넥센 투수진의 호투 때문이다. 선발 코엘료가 5이닝을 5안타 3볼넷 1실점으로 막은 뒤 김상수(2이닝 1볼넷 무실점)-이보근(1이닝 퍼펙트)-김세현(1이닝 퍼펙트)의 계투가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했다. 한화 타선은 넥센 필승조 라인의 공격적인 투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그런데 또 다른 영향도 생각해볼 수 있다. 고척돔의 낯선 환경이 한화 타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고척돔 핸디캡'이다. 한화 선수들은 24일에 고척돔에서 처음으로 경기를 치렀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은 고척돔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에 집중했다. 초점은 일단 수비 적응이었다. 알려진 대로 고척돔은 천정쪽의 색과 조명때문에 플라이 타구를 놓칠 위험이 있다. 그래서 고척돔에서 처음 경기를 하는 구단들은 이에 대한 적응 훈련을 했다.

하지만 돔구장의 환경이 수비 뿐만 아니라 타격쪽에서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 이는 돔구장에서 경기를 치러본 많은 선수들이 내리는 평가다. 실내 조명이 한껏 응축된 듯한 분위기가 집중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실제로 한화 구단의 한 선수는 "돔구장은 이번이 처음인데, 수비는 계속 대비해서 그런지 특별히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의외로 타격을 할 때 약간 적응이 덜 됐다고 할까. 집중력이 조금 떨어졌다"고 말했다.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도 돔구장에서 경기를 치러본 게 이번이 처음이다.

선수에 따라 이런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어떤 식으로 환경이 달라졌다고 해도 프로라면 빨리 적응해내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다른 팀 선수들도 다 겪어왔던 일이다. 한화 타자들 역시 앞으로 고척돔에서 많은 경기를 치러야하는 만큼 서둘러 적응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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