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레이스 판도, 신데렐라 반전? 기득권층 수성?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5-18 11:20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4대3으로 승리한 두산 김재환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5.17.

혜성같이 나타난 깜짝 후보들의 순항이냐, 기득권층의 수성이냐.

2016 KBO리그를 더욱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포인트가 생겼다. 바로 야구의 꽃 홈런. 시즌 초반부터 홈런왕 레이스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새로운 신데렐라의 탄생에, 기존 강자들도 페이스를 점점 끌어올리고 있어 혼전 양상이 되고 있다.

이번 시즌 최고의 신데렐라는 바로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다. 1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LG 트윈스 루이스 히메네스와 함께 11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히메네스가 수원에서 kt 위즈 트래비스 밴와트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리며 달아나자, 김재환이 곧바로 잠실에서 추격포를 날렸다.

김재환은 사실 시즌 개막 전 1군 엔트리 합류 여부도 확실치 않은 선수였다. 포수 포지션을 포기한 후 수비 포지션이 애매했다. 장타력은 확실했지만, 지명타자로 뛰기에는 정확도가 부족했다. 또, 두산 팀 자체가 워낙 선수층이 탄탄해 자리를 잡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야수 변신까지 선언하며 칼을 갈았다. 1군에 콜업된 후 지난달 12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첫 경기에서 홈런포를 신고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제는 두산에 없어서는 안될 중심타자가 됐다. 지금의 타격 매커니즘과 컨디션이라면 반짝 활약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히메네스의 활약도 놀랍다. 지난해 LG에 입단하며 한국 무대에 발을 들인 히메네스는 사실 장타자 스타일이 아니다. 컨택트 능력을 겸비한 중장거리 타자로 보면 된다. 하지만 4월에만 9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5월 초반 잠시 아홉수에 걸려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홈런포를 가동중이다. 김재환과 히메네스, 두 사람의 활약이 더욱 놀라운 건 홈런을 치기 힘든 잠실을 홈으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 잠실구장 변수가 두 사람의 홈런왕 도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여지는 있다.

두 사람의 활약이 대단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강력한 경쟁자들이 두 사람을 턱밑에서 추격중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 두 사람은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와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 17일 기준 최형우가 10개, 테임즈가 9개다. 기본 30홈런이 보장되는 최형우는 FA를 앞두고 있어 동기부여 측면이 크고, 새롭게 개장한 홈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좌-우측 펜스가 짧아 유리한 면이 있다. 지난해 47홈런을 때렸던 테임즈는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이 비운 홈런왕 자리를 차지할 1순위 후보로 꼽혔다.

잠룡들도 있다. 테임즈와 함께 9홈런으로 공동 4위를 달리고 있는 SK 와이번스 4번타자 정의윤도 레이스를 이끌 후보다. 이제 타격에 있어 완벽하게 눈을 떴다는 평가다. 8홈런 타자로는 강민호 최준석(이상 롯데 자이언츠) 최 정(SK) 박동원(넥센 히어로즈) 민병헌(두산) 앤디 마르테(kt)가 있는데 이 중 최 정과 마르테도 상위권 후보로 꼽힐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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