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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같이 나타난 깜짝 후보들의 순항이냐, 기득권층의 수성이냐.
김재환은 사실 시즌 개막 전 1군 엔트리 합류 여부도 확실치 않은 선수였다. 포수 포지션을 포기한 후 수비 포지션이 애매했다. 장타력은 확실했지만, 지명타자로 뛰기에는 정확도가 부족했다. 또, 두산 팀 자체가 워낙 선수층이 탄탄해 자리를 잡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야수 변신까지 선언하며 칼을 갈았다. 1군에 콜업된 후 지난달 12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첫 경기에서 홈런포를 신고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제는 두산에 없어서는 안될 중심타자가 됐다. 지금의 타격 매커니즘과 컨디션이라면 반짝 활약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히메네스의 활약도 놀랍다. 지난해 LG에 입단하며 한국 무대에 발을 들인 히메네스는 사실 장타자 스타일이 아니다. 컨택트 능력을 겸비한 중장거리 타자로 보면 된다. 하지만 4월에만 9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5월 초반 잠시 아홉수에 걸려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홈런포를 가동중이다. 김재환과 히메네스, 두 사람의 활약이 더욱 놀라운 건 홈런을 치기 힘든 잠실을 홈으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 잠실구장 변수가 두 사람의 홈런왕 도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여지는 있다.
잠룡들도 있다. 테임즈와 함께 9홈런으로 공동 4위를 달리고 있는 SK 와이번스 4번타자 정의윤도 레이스를 이끌 후보다. 이제 타격에 있어 완벽하게 눈을 떴다는 평가다. 8홈런 타자로는 강민호 최준석(이상 롯데 자이언츠) 최 정(SK) 박동원(넥센 히어로즈) 민병헌(두산) 앤디 마르테(kt)가 있는데 이 중 최 정과 마르테도 상위권 후보로 꼽힐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