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벗으려는 한화의 몸부림, 3년만에 단체삭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4-19 18:29


한화 선수단이 19일 부산 롯데전을 단체 삭발을 했다. 완전히 머리를 민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가 경기전 몸을 풀고 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on@sportschosun.com

18일 현재 2승11패, 최근 5연패의 늪에 빠진 한화 이글스.

연패가 길어질 때 선수단이 취하는 대표적인 단체 행동은 삭발이다. 출범 35년째인 프로야구 각 팀 가운데 단체 삭발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팀은 없다. 시즌 초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 선수들이 단체로 머리를 깎았다.

한화 선수들은 19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구장에 단체로 삭발을 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전날 부산에 도착해 숙소에서 각자 삭발을 했다고 한다. 한화 관계자는 "누가 먼저 하자고 한 것은 아니고 김태균과 정근우 등 고참 선수들이 먼저 하니까 다른 선수들도 따라서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스포츠형' 스타일로 머리를 짧게 잘랐고, 일부 선수들은 개인 사정 때문에 정리하는 수준으로 머리를 만졌다고 한다. 눈에 띈 선수는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 로사리오는 한 가닥도 남기지 않고 전체를 밀었다. 머리를 깎은 흔적이 없는 외국인 투수 마에스트리는 "이발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지금 나가서 깎으려 한다"며 웃으며 답했다.

한화 선수들이 단체 삭발을 한 것은 2013년 이후 3년만이다. 당시 김응용 감독 체제로 시즌을 맞은 한화는 9연패 후 4월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단체로 삭발했다. 한화는 팀 성적만 놓고 봤을 때 3년전과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침체의 정도가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한화는 시즌 시작부터 투수난을 겪으며 연일 대량 실점으로 경기를 내주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은 완전히 붕괴된 상황이고, 타자들도 찬스에서 좀처럼 점수를 빼지 못하고 있다. 투타에 걸쳐 밸런스가 무너졌다. 게다가 고바야시 코치가 최근 팀 운영에 불만을 표시하고 사표를 제출, 일본으로 떠났고, 지난 18일에는 운영팀장을 교체했다. 19일에는 수도권 구단과의 트레이드설까지 불거졌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화는 "감독님이 오늘 불펜에서 봐줘야 할 투수들이 많아 인터뷰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트레이드설에 대해서는 홍보팀을 통해 "아니다"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한화는 이날 투수 김경태와 외야수 정현석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2군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심수창과 김경언을 1군에 등록했다. 심수창은 올시즌 첫 1군에 올라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지난 9일 2군으로 내려갔던 김경언은 11일만에 복귀해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려는 한화의 몸부림은 주중 3연전 첫 날, 사직구장에서 단연 화제였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