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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런 기회가 다시 올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4일 경기를 앞두고 조범현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배우열이 장단지 근육 파열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기 때문. 첫 타자 서건창이 1루 땅볼을 쳤을 때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다 충격이 왔다. 그런데 고통을 참고 20개의 공을 더 던지며 팀 승리를 지켰다. 귀중한 세이브를 기록하고, 6~8주 동안 치료와 재활에만 전념해야 하는 슬픈 현실이 찾아왔다. 조 감독은 "다치고 나서 고통을 참고 계속 던졌는데, 얼마나 아팠겠느냐"라며 배우열의 투혼을 높이 평가했다. 사실, 배우열은 무명의 투수지만 조 감독이 미국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눈 여겨보고 있던 선수였다. 2009년 경희대를 졸업하고, LG 트윈스에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어깨 부상으로 조용히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2014 시즌 중반 kt 신고선수로 입단하며 다시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1군 12경기를 치르며 가능성을 알렸고, 이번 캠프에서는 몸무게를 10kg 정도 찌우며 공에 힘을 붙였다. 조 감독은 "올시즌 1군에서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했고 실제 개막 엔트리에도 합류시키며 요긴하게 활용중이었다.
배우열이 얼마나 간절히 이번 시즌을 준비했는지 알고있는 구단 직원들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 kt 한 관계자는 "배우열이 스프링캠프에서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며 신혼여행도 제대로 가지 않았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해 어렵게 기회를 잡았는데"라며 허탈한 반응을 보였다. 배우열은 지난해 12월 미모의 신부와 결혼식을 올렸는데 스프링캠프 참가만으로도 감사한 자신의 입지 탓에 번듯한 해외 신혼여행도 가지 못하고, 짧은 국내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대신 그 시간을 투자해 운동에 전념했고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는 영광을 누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