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중심타선 폭발, 그들의 순서에는 이유있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4-06 21:21


롯데 클린업트리오 황재균, 아두치, 최준석이 6일 SK전에서 8안타와 8타점을 합작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는 올시즌 클린업트리오를 황재균-아두치-최준석으로 구성했다.

조원우 감독은 이를 두고 "아두치를 톱타자로 놓기에는 클러치 능력이 아깝다"고 설명했다. 즉 아두치를 4번타자로 못박고 시즌을 시작하겠다고 한 것이다. 4번타자가 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타격이 정확한 황재균이 3번, 장타력을 소유한 최준석이 5번을 맡게 됐다. 조 감독은 6일 부산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최근 중심타선이 부진한 것을 두고 "계속 잘 안맞으면 순서를 바꿀 수는 있겠지만, 이제 4경기 밖에 안했는데 변화를 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타순에 만족한다는 의미였다.

조 감독의 신뢰가 통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날 클린업트리오의 폭발력을 앞세운 롯데는 장단 14안타를 터뜨리며 11대1로 대승을 거뒀다. 경기는 5회 종료후 우천으로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됐다. 황재균과 아두치, 최준석은 8안타 8타점을 합작했다. 황재균이 3안타 3타점, 아두치가 3안타 2타점, 최준석이 2안타 3타점을 각각 올렸다. 전날까지 홈런이 없었던 롯데는 손아섭의 1회말 선두타자 홈런에 황재균, 최준석의 홈런포까지 터져 대포 갈증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황재균은 1-1 동점이던 3회말 1사 1루서 좌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며 리드를 이끌었다. SK 선발 윤희상의 2구째 128㎞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혔다. 비거리 120m.

황재균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아두치는 윤희상의 132㎞ 포크볼을 받아쳐 좌전안타를 날렸고, 최준석은 바뀐 투수 박민호를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아두치를 불러들였다. 롯데는 이들 3명의 안타로 3점을 추가하며 분위기를 끌어왔다.

롯데가 4회말 7점을 뽑는 과정에서도 클린업트리오는 결정적인 타격으로 SK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6-1로 앞선 무사 1,2루에서 황재균이 좌측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날려 주자 1명을 불러들였고, 계속된 무사 2,3루 아두치는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점수차를 9-1로 벌렸다. 그러자 최준석은 SK 투수 고효준의 144㎞짜리 직구를 밀어쳐 우월 투런포를 작렬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조 감독이 클린업트리오를 황재균-아두치-최준석 순으로 구성한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황재균은 경기 후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아 훈련 때 타구를 띄우는 것에 집중했는데 이 부분이 경기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첫 타석에서 타이밍이 많이 늦어 두 번째 타석에서는 타이밍을 앞에 두고 치려고 신경을 쓴게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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