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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전까지는 와야 한다."
LG는 재계약한 헨리 소사 외 외국인 투수 1명을 구하지 못했었다. 어설픈 선수를 데려올 바에는,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가 확정되고 거기서 탈락한 선수들 중 수준급 투수로 데려온다는 계산을 세웠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개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소식이 없다. 같은 노선을 걸었던 한화 이글스가 일찌감치 알렉스 마에스트리를 영입하며 개막을 준비한 것도 뭔가 불안감을 안겨준다.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아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없어 미봉책을 썼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에 대해 LG는 "우리는 다르다"며 자신감을 보였는데, 결과물이 없으니 불안감이 엄습해진다.
양 감독의 코멘트에서 주목해야 할 건 3가지. 먼저 "와야 한다"다. 이 말은 양 감독에게 '이런저런 선수가 현재 올 수 있고 후보군이고, 언제까지 올 수 있다'라는 정확한 보고가 올라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어느 선수의 영입 과정이 막자지에 다다랐다면, 감독이 이런 표현을 쓸 리 없다.
세 번째는 어느정도 욕심을 버린 양 감독의 태도다. 양 감독은 "원하는 투수를 데려오라고 하기에는 시간이 늦었다. 올 수 있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선수를 뽑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LG는 일찌감치 3~4명의 후보군을 정해놓고 그들의 엔트리 합류 여부를 지켜봐왔다. 그런데 이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등록이 됐든, 아니면 협상 과정에서 틀어졌든 이들과의 계약이 모두 여의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할 수 있다. 이는 충분히 예상돼왔다. 메이저리그에서 탈락한 선수들이 넙죽 한국행을 결정할 리 없다. 최대한 몸값을 높여 보상을 받으려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영입이 15일 안에 제대로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감독은 급하지만, 구단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미 메이저리그급 투수를 데려오겠다고 만천하에 공언해놨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을 끌고 그저그런 투수를 데려온다면 팬심을 크게 흔드는 일이 된다. 최근 야구팬들은 전문가 못지 않게 야구에 대한 식견이 넓다. 투수 이름만 알고도 그 투수의 레벨을 다 알 수 있으니, LG 프런트 입장에서는 고민 또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