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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코너는 목동보다 더 짧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구장에서 구자욱이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하다.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를, 목동 구장이 키운 사실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운이 좋아 홈런이 된 타구가 많았다는 얘기가 아니다. 자주 홈런을 때리면서 자신감을 얻고, 그러면서 무조건 자기 스윙을 하려 했고, 그러면서 완성형에 가까운 타자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또 그러면서 다수의 빅리그 구단이 군침을 흘린 KBO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구자욱은 지난해 신인왕 출신으로 구단이 작정하고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려는 타자다. 당장은 키 1m89에 몸무게 75㎏으로 호리호리한 편인데, 이승엽(삼성)처럼 성장할지, 이병규(LG·9번)가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분명한 점은 대다수 전문가가 "풀타임 2년 차 징크스는 없을 것이다. 올해도 잘할 선수"라고 입을 모으는 있다는 것. 일전에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구자욱에 대해 "스윙이 좋다"는 평가와 함께 "장타력도 갖고 있다"고 했다. 상무에서 제대한 첫 해부터 116경기에서 2루타 33개, 3루타 5개, 홈런 11개를 폭발하자 "참 잘 친다"고 했다.
더구나 올해 144경기 중 절반을 '라팍'에서 한다. 류중일 감독이 "가급적 1번으로 쓰겠다"고 공언하며 타석에 들어서는 횟수도 남들보다 많다. 또 개막 초반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두산과의 2연전 동안 2루타 두 방을 포함해 9타수 4안타, 타율 4할4푼4리에 2타점을 기록했다. 조만간 홈런도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현재 삼성 타선에서 홈런 타자를 꼽으라면 최형우, 이승엽이다. 박석민은 NC로 이적했고, 나바로는 일본 무대로 진출했다. 그런데 이승엽은 내년 시즌을 마치고 은퇴, 최형우는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머지않아 삼성 타선에 거포가 한 명도 없을 수도 있는 셈이다. 그런 면에서 구자욱의 성장 과정, 방향은 중요하다. 팀 미래가 달린 일이다. 과연 새 구장 '라팍'에서 구자욱은 어떻게 커 갈까. 코칭스태프는 물론 팬들도 모처럼 등장한 대구 출신 어린 스타의 성장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