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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을 했는데, 신의 한 수가 됐다.
사실 LG는 이번 개막 2연전을 앞두고 다른 팀들과 다른 선택을 했다. 투수를 8명밖에 등록시키지 않았다. 상대팀 한화는 12명. KIA 타이거즈만 9명의 투수를 포함했을 뿐, 나머지 다른 팀들은 모두 11명 투수를 선택했다. 다른 팀들이 선발 요원을 2~3명 엔트리에 포함시키고 출발한 것에 반해 LG는 개막전 선발 헨리 소사의 이름만 눈에 띄었다.
이유가 있었다. 일단 어쩔 수 없이 투수 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핵심 불펜 자원인 윤지웅과 정찬헌이 나란히 컨디션 난조로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 멀쩡했다면 무조건 엔트리에 등록됐을 투수들. 또 하나는 개막 3연전에서 최대한 야수 엔트리를 활용해 상대를 압박하는 야구를 해보겠다는 의도였다. 엔트리에 있어도 1군에 투입할 믿음을 주지 못하는 선수들이라면 정예 부대 구성이 낫다는 판단. 결국, 개막 2연전 연장까지 치르면서도 계속해서 승부 타이밍에 대타나 대주자가 출전할 수 있었던 이유다.
성과가 매우 좋았다. 2연승. 여기에 양상문식 새로운 야구를 단 두 경기 만에 제대로 어필했다. 사실, 양 감독의 리빌딩 작업에 '그 선수들로 되겠느냐'는 비관의 시선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 LG의 경기력이 그렇게 좋았다고 냉정히 말할 수 없다. 또,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시즌을 치르며 어떤 방향으로 튈 지 모른다. 그래도 어려운 도전에 첫 단추를 잘 꿰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낼만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