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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50)가 소속팀 시범경기에 해설자로 등장했다.
하지만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미네소타)를 2년 연속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시키면서 이장석 대표와 넥센 구단을 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다. KBO리그 유일의 야구 전문기업으로서 성공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일부에선 모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온 다른 대기업 구단들도 넥센 구단의 생존법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중계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냈다. 그는 야구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뚜렷한 야구관을 갖고 있는 전문가로 통한다. 구단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대표로 선수 평가에 거침이 없다. 대표로 구단 자체 방송에 등장하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 과감한 시도였다. 타구단에서 보면 대표이사로서 너무 가볍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표이사가 경기 승패에 큰 의미가 없는 시범경기에 나와 가벼운 해설로 팬들과 소통하는 건 무척 신선한 발상이다.
이 대표는 상대팀 선수에 대해선 지적 보다는 칭찬을 많이 했다. 반면 넥센 선수들에겐 칭찬 뿐 아니라 직설적인 단어를 사용해 비판, 재미를 더했다. 넥센 포수 박동원에게는 좀더 지능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다가도 김민성이 4회 NC 나성범의 안타성 직선타를 다이빙하면서 잡아내자 어린 아이 처럼 좋아했다.
일부 야구인들은 비 선수 출신인 이 대표가 경기력과 작전에 대해 거침없이 평가를 쏟아내는 부분에 대해 "답답하면 직접 해보라"고 지적한다. 이런 목소리에 이 대표는 "그 처럼 멍청한 지적이 없다. 나는 요리사가 아니다. 하지만 요리를 주문하고 평가할 수 있다. 내가 직접 지휘봉을 잡는 건 '문관 쿠데타'와 같다. 그럼 팀이 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해설은 이벤트성으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색다른 것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자신과 구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봤다.
고척돔=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