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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최근 MLB사무국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금액 상한선 제안에 공분하고 있다.
그런데 MLB사무국은 2월말 다시 포스팅 금액 상한선을 800만달러로 하자고 구체적인 액수를 KBO사무국에 보내왔다. 그러면서 포스팅에 참가하는 선수가 속한 KBO리그 구단에서 먼저 원하는 금액을 적어낼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KBO사무국은 MLB사무국의 이번 제안을 최근 10개팀 단장들과의 미팅(실행위원회) 때 공개하고 설명했다. 또 MLB사무국에 협상 기한을 5월 15일까지 하자고 제안해놓았다. KBO사무국은 회원사인 10개팀과 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이호준) 등의 의견을 수렴해 MLB사무국과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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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금액은 선수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MLB 무대로 진출할 때 발생하는 '이적료' 개념이다. 선수를 영입하고 싶은 MLB 팀이 선수를 키워낸 KBO리그 팀에 '몸값'을 지불하는 식이었다. 따라서 MLB사무국의 제안대로 상한선이 800만달러로 제한될 경우 향후 KBO리그 팀들은 류현진 이상의 뛰어난 선수를 보유하더라도 800만달러 이상의 포스팅 대박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우리도 일본 처럼 2000만달러면 괜찮겠지만 800만달러로 제한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본 NPB사무국은 2013년말 KBO리그에 앞서 MLB사무국과 새로운 포스팅 협정을 만들었다. 그때 정한 상한선이 2000만달러다. 그 제한선이 생기기 전에 일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5111만1111달러(보스턴 레드삭스 진출), 다르빗슈 유는 5170만3411달러(텍사스 레인저스 진출)란 포스팅 금액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일본에서 메이저리그로 이적한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와 마에다 겐타(LA 다저스) 등은 모두 포스팅 금액이 2000만달러로 동일했다.
A구단 단장은 "MLB가 한국과 일본의 리그 수준차를 고려한 것 같은데 800만달러와 2000만달러로 큰 차이를 두는 건 올바르지 않다. 무슨 잣대로 800만달러라는 수치가 나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렇게 차별적으로 상한선을 정하는 건 KBO리그 팀과 선수를 무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B구단 단장은 "협상 자체를 거부하면 빅리그 진출의 길이 제한될 수도 있다. 따라서 MLB사무국을 설득해 일본과 상한선 차이를 없애는 쪽으로 가는게 바람직한 것 같다. 리그 수준차는 있지만 빅리거에 갈 A급 선수의 기량차는 없다고 보는게 맞다. 따라서 상한선으로 차별하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