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이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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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인성의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격차가 크다. 여전히 한화의 주전포수는 조인성이다. 그 진가가 9일 대전 넥센전에 나왔다. 이 경기의 선발 포수는 허도환. 그러나 3-0으로 앞선 5회초 선발투수 김재영이 제구력 난조로 볼넷을 3개나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에 빠지자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체없이 '조인성 카드'를 꺼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포수를 교체하는 건 대단히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물론 허도환에 대한 불신의 표시는 전혀 아니다. 다만 신인투수인 김재영이 겪고 있는 극심한 압박감을 허도환보다 조인성이 조금 더 잘 이해하고 다독여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볼배합이나 블로킹 능력은 기본이다. 그보다는 이 위기를 어떻게 넘을 수 있는 지에 관한 데이터 베이스의 절대량이 허도환보다는 조인성이 많다. 김 감독은 그렇게 판단했다.
이 장면을 통해 조인성은 자신의 가치를 드높였을 뿐만 아니라 신인 김재영까지 한 단계 성장시켰다. 좋은 포수를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를 보여준 것이다. 김재영은 "조인성 선배의 미트만 보고 던졌다"며 "위기를 넘어서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도 이례적으로 "조인성의 리드가 살렸다"고 칭찬할 정도. 조인성이 살린 건 김재영의 가능성과 팀의 자신감이다. 물론 자신의 가치도 한층 더 빛내는 계기였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