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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의 자책, "내가 혹사감독이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3-09 14:52


"내가 혹사 감독이네요. 다 내 잘못입니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에게 우완 투수 조상우(22)는 '아픈 손가락'이자 '실수의 증거'인 듯 하다.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게 된 조상우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진한 아쉬움과 후회가 쏟아져 나온다.


24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 구장에서 넥센과 LG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6회초 좌중월 솔로홈런을 친 넥센 강지광이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 있다.
오키나와=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2.24.
염 감독은 심지어 "내가 혹사감독입니다"라고까지 말하며 스스로를 탓했다. 이미 팔꿈치 주두골 피로골절로 수술을 받기로 한 조상우가 추가로 인대접합 수술까지 받게되자 염 감독의 후회와 반성은 더욱 깊어졌다.

염 감독은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조상우의 추가적 인대접합 수술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염 감독은 "구단에서 발표한대로 조상우는 피로 골절 핀고정술외에 인대접합 수술까지 받게 됐다"면서 "어차피 올해 1년간은 완전히 재활에만 전념하게 할 생각이었다. 검진 결과 수술을 하는 게 더 좋다고 나와 선수를 위해서 아예 한꺼번에 받도록 정했다"고 밝혔다.


넥센 히어로즈가 18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프링캠프에서 이틀 째 훈련을 했다. 투수 조상우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1.18/
조상우는 올해 넥센의 선발로 일찌감치 낙점받고 스프링캠프를 통해 몸을 만들었다. 그런데 지난 2월26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왔다가 불과 공 5개만 던진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교체됐다. 이후 급히 한국에 돌아와 검사를 받은 결과, 팔꿈치 주두골 피로골절 진단이 나왔고, 핀으로 골절부위를 고정하는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넥센 구단은 9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핀 고정술에 추가해 인대접합 수술까지 받는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11일에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14일에 주두골 피로골절 핀 고정술을 또 받는다.

조상우의 이같은 수술 추가 소식에 염 감독은 크게 상심한 듯 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내가 '혹사감독'이 됐다. 비록 휴식과 등판 간격을 철저하게 지켰다고는 해도 지난해 조상우가 많은 이닝을 던지긴 했다. 결국 감독의 잘못이고,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염 감독은 자신의 '고정관념'이 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어차피 올해 조상우를 선발로 돌리면서 20경기 120이닝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5, 6월에 시작할 수 있도록 여유있게 맞추는 방법도 괜찮았을 것이다. 고정관념 때문에 정규시즌 개막에 맞추려 한 게 화근이었다. 천천히 준비했으면 조상우도 여유가 있었을 것이고, 그 사이 다른 선수들도 성장하는 계기가 됐을 텐데 무척 아쉽다"고 털어놨다. '조상우 케이스'로 인해 향후 염 감독의 투수 기용 방법이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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