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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떠난 KBO 홈런판도, 시범경기서 드러난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3-07 15:24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는 박병호가 떠난 KBO리그서 가장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꼽힌다. 지난달 21일(한국시각) 전훈 연습경기서 홈런포를 날리고 있는 테임즈. 샌 버나디노(캘리포니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가 7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서 첫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KBO리그를 평정했던 박병호지만, 메이저리그에 첫 발을 내디디는만큼 적응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터. 그러나 박병호는 4번째 출전만에 한국 홈런왕의 위용을 드러냈다. 물론 리허설과 본무대는 차원이 다르지만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파워와 기술을 내뿜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박병호가 빠진 KBO리그 홈런왕 판도는 어떻게 될까. 박병호는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는 동안 173홈런을 때렸다. 최근 4년간 박병호 다음으로 많은 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삼성 최형우로 107홈런을 쳤다. 확실히 박병호는 수준이 다른 홈런타자였다. 그를 대체할 타자가 나올 수 있을까. 2014년 KBO리그에 합류해 2년간 84홈런을 때린 NC 에릭 테임즈가 박병호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경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범. 새로운 외인 타자들이 들어왔고, 올시즌을 단단히 벼르는 토종 거포들도 있다.

우선 테임즈는 미국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첫 홈런왕에 도전장을 던졌다. 미국 대학 및 마이너리그 연합팀과의 평가전에서 타율 3할6푼3리와 함께 4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는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거론되는 것을 "항상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KBO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한데다 파워와 기술을 겸비한 거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테임즈가 홈런왕 '0순위' 후보임을 부인할 수 없다. NC는 8~9일 창원에서 LG를 상대로 시범경기를 시작한다. 테임즈의 방망이를 눈여겨봐야 한다.

한화 새 외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에도 관심이 쏠린다.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 통산 71홈런을 때렸고, 2012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28홈런을 쳤던 거포 내야수다. 한창 파워를 뽐낼 수 있는 27세의 나이도 매력적이다. 전훈 연습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리기도 했다. 그는 전지훈련을 마친 뒤 "연습경기에서 처음에는 투구폼이 달라서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타석에 들어서다보니 점점 괜찮아졌다"고 했다.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는 의미다. 로사리오가 한화의 4번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

야마이코 나바로의 자리를 대신할 삼성 아롬 발디리스도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디리스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 최다가 18홈런이었만, KBO리그서는 풀타임을 활약할 경우 30홈런을 때릴 수 있는 장타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타율 1할8푼8리,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토종 타자들 중에서는 삼성 이승엽과 최형우, NC 박석민과 나성범, SK 최 정과 정의윤, 롯데 최준석 등이 홈런 경쟁에 나설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최근에는 시범경기서 홈런을 많이 친 타자가 정규시즌서도 강세를 이어간 경우가 많았다. 최근 3년간 시범경기 홈런왕은 2013년 넥센 박병호(4개), 2014년 한화 펠릭스 피에와 LG 정의윤(이상 4개), 2015년 롯데 짐 아두치(4개)였다. 박병호는 2013년 37홈런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2014년 피에는 정규시즌서 17홈런을 날렸다. 아두치는 지난해 28홈런을 쳤다.

올해 시범경기는 초반 창원, 광주, 울산, 대전, 수원구장에서 주로 열리다 중후반에는 잠실을 비롯해 새로 개장하는 구장에서도 야구팬을 찾아간다. 삼성의 홈인 라이온즈파크와 넥센의 새구장 고척돔에서 어느 정도의 홈런포가 터질지 가늠해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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