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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수 엄선중 한화-LG, 필수조건은?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3-06 08:30


고르고 또 고른다. 이번주 시범경기가 시작되고, 시즌 개막까지는 채 한달이 남지 않았다. 4월 1일 개막전 상대인 한화와 LG는 동병상련중이다. 전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투수 1명이 아직 공석이다. 양팀은 시범경기중이나 개막 직전에야 새식구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원하는 '제2 선발' 후보의 필수조건은 뭘까. 구위나 제구, 변화구 중 확실한 자기 무기가 없으면 사인은 불가능하다.


지난달 2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연습경기에서 한화 선발투수 히스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오키나와=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2.22.
한화는 지난 4일 일본 오키나와 현지 스프링캠프에서 히스를 테스트했다. 미국 국적의 히스는 지난 2년간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에서 뛰었다. 미국프로야구와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한 투수. 파워와 컨트롤을 겸한 투수. 김성근 감독이 처음부터 원했던 스타일이지만 어중간했다. 히스는 최고구속 146㎞를 선보였지만 직구 볼끝이 밋밋하고 변화구 컨트롤이 아쉬웠다. 3차례 연습경기 성적은 8이닝 3실점. 1군 주전멤버들을 상대하지 않은 수치여서 아쉬움은 더 컸다. 히스가 미국에서 중간계투, 일본에서도 2014년 시즌 도중에 반쪽짜리 선발로 나서고 지난해는 마무리와 중간계투로 뛰었다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한화는 선발을 원한다.

한화는 메이저리그로 눈을 돌렸다. 메이저리그에 승격하지 못하는 투수 중 눈여겨 보고 있는 2~3명을 상대로 집중 협상을 벌일 참이다. LG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와 경쟁하고 있다. LG 백순길 단장은 "80만달러 내외의 선수는 꽤 많은 편이다. 그보다 더 좋은 선수를 찾으려다 보니 해당선수의 메이저리그 도전여부와 맞물려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투수의 전반적인 수준은 지난 수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메이저리거라고 해서 잘던지고, 마이너리거라고 해서 무조건 헤매는 것은 아니다. 분명 KBO리그에 최적화된 '한국형 용병'은 있고, 실력만큼이나 KBO리그와 궁합도 중요하다. 적응실패는 조기퇴출을 의미한다. 하지만 자유계약제 실시 이후 외국인투수들의 몸값은 껑충 뛰었다. 에스밀 로저스(한화)는 190만달러, 헥터 노에시(KIA)는 170만달러다.

예전에는 미국 마이너리그, 미국독립리그, 도미니카리그 등에서 선수를 수급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로저스나 노에시처럼 지난해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투수들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대부분 메이저리그 출신이다. 젊어지고, 비싸진 외국인 투수들은 대부분 메이저리그에 미련이 있다. 100만달러가 넘는 고액 연봉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잠시 접어둘만한 마력이 있다.

투자 단위가 커지면서 구단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강속구는 150㎞ 이상, 변화구는 떨어지는 각이 예리해야 한다. 제구가 확실하다면 이 또한 오케이. 무엇보다 직구와 변화구를 던지는 피칭폼이 일정해야 한다. 확실한 자기 강점을 가지지 못하면 낙점받지 못한다. 제구면 제구, 파워면 파워, 변화구면 변화구. 국내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는 무기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세 부문이 모두 A면 당연히 메이저리거다. 두 가지가 B여도 최소한 하나는 A가 돼야 한국에 올 수 있다.

확실한 선수를 고르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 한화와 LG는 오히려 조급해 하지 않는 모습이다. 늦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대로가 아니면 낭패일 뿐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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