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 3차 테스트에서 한화 입단 꿈 이룰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3-02 10:53


"변화구가 어떤지 체크해봐야겠다."


2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연습경기에서 한화 선발투수 히스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오키나와=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2.22.
절실한 노력이 계약의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와의 계약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듀엔트 히스(31)가 세 번째로 실전 경기에 투입된다. 한화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히스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화구, 특히 주무기로 알려진 커브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히스는 뒤늦게 한화의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해 '테스트'를 받고 있는 외국인 선수다.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2년간 뛰었다. 지난해에는 마무리로 뛰며 43경기에 나와 3승6패5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는데, 입단 첫 해인 2014년에는 선발로도 나와 3승에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한화에서는 '선발'로서의 히스를 원한다.

그러나 선발 경력이 짧고 특히 지난해는 마무리로 나왔다는 점 때문에 곧바로 계약하지 않았다. 대신 캠프에 합류해 훈련하다가 실전에서 테스트를 치르기로 했다. 통과하면 계약, 그렇지 못하면 결별이다. 엄격한 조건이었지만 히스는 이 조건을 받아들였다. 한국 프로야구, 특히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앞서 두 번의 실전테스트에서는 완전히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지난 17일에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한 히스는 18일 불펜 피칭을 소화한 뒤 22일 LG전에 첫 선을 보였다. 그리고 27일 KIA전에 두 번째로 등판했다. 첫 등판 LG전 때는 2이닝 3안타 4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KIA전 때는 최고 146㎞의 직구를 앞세워 4이닝 동안 2안타 3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이 정도로는 김성근 감독의 높은 기준을 통과하기 어려웠다. 때마침 한화의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 일정도 지난 2월29일 넥센전을 마지막으로 종료돼 히스의 실전 테스트 기회는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히스에게 세 번째 기회를 주기로 했다. 비록 한화를 비롯한 다른 팀의 오키나와 캠프는 3일로 끝나지만, 아직 캠프가 한창인 곳이 있기 때문. 바로 한화 1군의 1차 캠프지였던 일본 고치다. 이 곳에서는 현재 한화 2군이 캠프 마련해 둔 채 일본 시코쿠 지역의 독립리그 구단 및 한신 타이거즈 2군 등과 실전 연습경기를 치르는 중이다. 히스의 세 번째 테스트는 4일 일본 고치에서 열린다. 상대는 독립리그 팀 에히메 만다린 파이리츠다.

김성근 감독은 "1군 본진이 귀국하는 3일 히스를 고치로 보내 4일 2군 연습경기에 등판시킬 계획"이라면서 "이 경기의 결과를 보고 (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김 감독은 이 경기를 통해 히스의 변화구 구사 능력을 점검할 계획. 사실상 '변화구 구위'가 히스 계약의 키포인트다. 히로시마 시절 히스의 주무기는 위력적인 커브였다. 그러나 앞서 국내팀을 상대로 한 두 차례의 연습경기에서는 커브를 봉인해둔 채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했다. 2월 하순에 146㎞의 빠른 공을 던진 점은 고무적이지만, 변화구로는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결국 김 감독이 히스와의 계약을 최종 OK하지 못한 이유도 바로 변화구, 특히 커브의 위력을 확실히 보지 못했기 때문.

김 감독은 "히스는 굉장히 성실하고 순하다"면서 인성 면에서는 일찌감치 합격점을 줬다. 그러나 인성과 실력은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테스트를 치르는 것이다. 과연 히스가 마지막 찬스를 잡을 수 있을까. 커브가 날카롭게 떨어지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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