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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야구 선수에게는 사치다."
2015년, 박경수라는 야구 선수의 인생 대반전이 일어났다. FA 계약을 맺고 kt 위즈에 입단해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완벽히 날려버렸다. 137경기 출전, 타율 2할8푼4리 22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kt의 중심타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야구 실력 뿐 아니라 리더십과 친화력도 좋아 2016 시즌 팀의 새 주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박경수는 지난 시즌을 돌이키며 "정말 행복했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야구를 즐겼다. 경기를 할 때마다 '내가 즐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고 말하며 "이번 캠프에서 지난해 잘됐던 것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박경수 스스로 지난 시즌을 분석하면 타격 시 하체 이동과 회전이 좋아 질 좋은 타구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박경수는 2003년 4억3000만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LG 트윈스에 1차지명됐다. 고교 시절 '괴물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많은 기대 속에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한 시즌도 만족스러운 시즌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폭발했다. 프로야구 무대를 보면, 유망주였지만 그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쓸쓸히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이들이 많다. 박경수는 이제 그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위치에 와있다.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박경수는 "야구는 정말 생각 없이 해야 한다. 내가 그랬다. 어렸을 때는 코칭스태프, 선배들 눈치를 봤다. 못하면 팬들의 반응도 살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 야구는 안되게 돼있다. 야구 선수에게는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사치다. 조금 더 뻔뻔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훈련장, 시합장에서 쏟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주장으로서의 지향점도 잡혔다. 그는 "우리 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후배들이 누구 눈치 보지 않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 훈련하고 생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경수는 kt의 다가오는 시즌에 대해 "우리는 신생팀이고 젊은 팀이다.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고 아직 장기적으로 발전해야 하는 팀이다. 당장 성적보다는 진짜 프로 팀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성적이 좋다면 그건 보너스"라고 말했다. 이어 "유한준, 이진영 선배가 영입되는 등 전체적으로 전력도 상승했다. 선수단 사이에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며 더 열심히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