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시드니에서 1차 캠프를 마친 두산 베어스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20일부터는 일본 프로팀 및 롯데 자이언츠와 총 9차례 연습 경기를 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김태형 감독은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무주공산인 좌익수 주전을 확정할 예정이다. 또 마무리 이현승 앞을 책임질 필승조는 물론 5선발 로테이션도 세팅해야 한다. 호주에서는 "다들 알아서 움직여 내가 할 일이 별로 없었다"던 김 감독. 일본에서는 좀 바빠질 것 같다.
대표적인 경기가 NC와의 플레이오프다. 10월24일 5차전 벼랑 끝 승부. 5회까지 1-2로 뒤진 두산은 무사 2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1번 정수빈, 마운드에는 스튜어트. 여기서 김 감독의 선택은 강공이었다. 예상을 깬 판단이었다. 최소한 진루타를 칠 수 있다는 기대감. 결과는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였다. 2-2 동점에 다시 무사 2루. 김 감독은 후속 허경민에게도 별 다른 주문을 하지 않았다. 또 한 번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결과는 이번에도 우전 안타. 두산은 계속된 무사 1,3루에서 민병헌의 볼넷, 김현수의 2타점 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러한 김 감독의 성향은 올 시즌에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갑자기 팀 번트 개수가 급증하거나, 매 상황에 간섭하는 장면은 접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우승 팀으로서 한 단계 수준 높은 야구, 세밀함을 더하고자 한다. 가뜩이나 올해 4번 김현수가 없다. 외국인 타자 에반스는 물음표가 가득하다. 1점이 필요할 때, 또는 기선을 제압해야 할 때 상대를 압박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실전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값진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정규시즌 때는 준비한 것을 실제로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