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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한국인 선수의 DNA가 완전히 달라졌다. 2013년 류현진(29·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의 견고한 벽을 깨트린데 이어, 지난해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아시아 내야수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켰다. KBO리그 출신 투수와 야수가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메이저리그의 시선이 바뀌었다.
오랫동안 메이저리그의 한국인 선수들은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하거나 대학 재학중에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청소년대회, 유니버시아드 등 국제대회 활약이 영향을 줬다. 입단 후 몇년씩 마이너리그에 머물며 경험을 쌓고 가능성을 인정받은 소수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들 모두 한국과 다른 메이저리그 시스템 속에서 육성됐다. 한양대를 중퇴하고 LA 다저스로 간 박찬호, 부산고를 졸업하고 시애틀과 계약한 추신수, 대학 재학중에 도전을 결정한 서재응 김선우 김병현 최희섭 등이 그랬다. 아마야구의 최고 유망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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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어린 나이에 성급하게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유망주들이 줄줄이 실패했다. 몇 년간 이어지는 마이너리그 생활, 국내와 다른 환경을 극복하지 못한 낙오자가 속출했다. 이제 무모한 도전은 많이 사라졌다. KBO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메이저리그로 가는 루트가 자리를 잡았다.
오승환을 제외한 6명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프로에 뛰어들었다.
이대호와 오승환이 일본 프로야구를 거쳤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에서 능력을 키운 선수다. KBO리그 최고 선수는 일본에서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더 큰 무대로 간 케이스다. 오승환은 2년 연속으로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이대호는 지난해 재팬시리즈 MVP다. '마이너리그 더블 A와 트리플 A 사이의 어디쯤 정도 수준'으로 평가됐던 KBO리그가 메이저리그의 선수 공급처 중 하나로 부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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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국인 메이저리거 다수는 투수였다. 최희섭 이후 추신수가 명맥을 이어가는 정도였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한국인 야수들의 잠재력을 낮게 봤다. 하지만 지난해 강정호가 의미있는 첫 걸음을 내딛은데 이어 올해 박병호 김현수 이대호가 가세해 타자 비중이 높아졌다. 7명 모두 1980년대 생으로 20대 말부터 30대 초반이다. 선수 수가 늘면서 포지션, 보직도 다양해졌다.
올해 메이저리그가 한국팬들 앞으로 바짝 다가올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