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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90년 삼총사'가 호주 현지에서 당찬 각오를 전했다.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들.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에서 나란히 맹활약하며 두산이 1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공을 세웠다.
-세 명이 처음 만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그때부터 서로 친하게 지냈는가?
-서로 같은 팀에 지명 받을 줄은 몰랐을 텐데, 함께 지명 받고 기분은 어땠는지?
▲건우 : 우선 좋은 거는 친한 선수들과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하지만, 그보다 당시 우리 팀의 외야 선배님들이 너무 강해 오히려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경민 : 대표팀 친구들이 많아 편했다.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친한 친구들이 많아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팀에 좋은 선배들이 많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오히려 좋았다.
▲수빈 : 나는 건우와 마찬가지로 우리 팀 외야 선배님들이 너무 강해서 과연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걱정이 먼저 됐다. 그래도 여기 있는 애들을 비롯해 영훈이까지 대표팀에서 같이 했던 친구들과 함께 들어와서 편하고 좋았다.
-서로 부르는 별명이나 애칭이 어떻게 되는가?
▲수빈이는 '독사'라고 부른다. 집중력이 좋다. 쉽게 말하면 큰 경기에 강하다. 내기를 해도 작은 게 걸리면 지는데, 큰 걸 걸면 꼭 이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를 탄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는가?
▲건우는 '벌구'라고 부른다. 줄임 말인데 여기서 밝히기엔 조금 그렇다. 말주변이 좋아 주위 사람들을 재미있고 편하게 해준다는 의미이다. (벌구라는 줄임 말은 '입만 벌리면 구라')
▲경민이는 '미미'다. 이것도 약자인데 '미스터 미야자키'의 줄임 말이다. 경민이가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연습경기를 하면 특히 잘한다. 몇 년 전 캠프 MVP를 한번 받은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미스터 미야자키', 즉 '미미'가 됐다.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한 팀에서 뛰면서 서로 의지가 많이 되었을 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건우 : 심리적으로 힘들 때 경민이한테 많이 의지한다. 경민이가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이번 캠프 오면서도 경민이한테 나한테 문제점이 있으면 바로 바로 따금하게 혼내주라고 부탁했다. 수빈이는 수비라든지 주루라든지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는다. 물론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도와준다.
▲경민 : 이들과 같이 있다는 것 자체가 도움이다. 일찍 군대에 갔을 때 수빈이가 야구 용품을 많이 지원해 줘서 정말 고마웠다. 건우한테 해주는 이야기는 사실 모두 수빈이에게 내가 먼저 들었던 것들이다. 수빈이가 우리 중 가장 먼저 1군을 경험해 봤고, 또 힘들어 해봤기 때문에 우리가 힘든 부분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정말 필요한 조언들을 해줬다.
▲수빈 : 야구가 잘 안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다같이 모여 편하게 맥주 한잔 하면서 수다 떨고, 함께 PC 게임도 하고 그러면서 나쁜 생각들을 머리 속에서 지울 수 있다. 그 부분이 가장 도움이 된다.
-비시즌 때에도 서로 자주 연락하고 만나는가? 만난다면 무엇을 하는가?
▲모두 : 비시즌 때는 각자 개인 운동도 해야 하고, 개인적으로 볼일도 봐야 해서 자주 연락하지는 못한다. 가끔 한번씩 다같이 모여 PC방에 가서 함께 게임도 하고, 때로는 맥주 한잔씩 하면서 편하게 논다.
-캠프 때 쉬는 날 주로 무엇을 하나? 혹시 3명이 같이 노는가?
▲모두 : 우리뿐만 아니라 또래 선수들이 팀에 많아서 다같이 논다. 그리고 우리끼리 돌아가면서 밥을 한번씩 사는데 아직 경민이가 안 샀다. 이번 쉬는 날에 경민이가 우리에게 한 턱 쏴줄 차례다. (이에 허경민이 맛있는 스테이크 먹으러 가자고 약속을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있어 90 트리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그때 활약할 때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 격려도 하고, 의지가 많이 되었을 것 같은데?
▲모두 : 우리가 다같이 입단하면서 '어려울 때가 오면 서로 도와주고, 밥도 사주고, 그리고 같이 주전으로 뛰면 얼마나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렇지만 우리도 프로 선수이다 보니 정규시즌 때에는 무의식적으로 경쟁의식이 생겨 서로 더 잘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작년 포스트시즌 때에는 세 명 모두 경기를 뛰고 있었고, 우리가 잘해서 함께 우승을 일구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에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서로 열심히 응원해줬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우리 세 명이 함께 경기에 나갔던 것이 가장 좋았다. 지난해 우승을 했기 때문에 프로에 와서 우리가 그려왔던 소원 하나는 이뤘다. 이제 나머지 하나만 남았다. (성)영훈이까지 마운드에 같이 서서 함께 일구는 것.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입단할 때 꿈꿔왔던 그림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만큼 이번 캠프가 3명 모두에게 중요한데, 각자 주안점을 두고 훈련하는 부분과 지난해와 비교해서 변화를 주는 부분이 있다면?
▲건우 : 다 고쳐야 한다. 지난해 성적이 좋았지만 타격폼 이라던지 기술적인 것들이 확실히 내 것이 안된 것 같다. 타격폼을 내 것으로 만들고 비거리를 늘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 몸 상태가 좋아야 하는데 지금 그렇지 않아(우측 무릎 인대 부분 파열로 지난해 11월 관절경 시술 진행) 잘 조절하면서 페이스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고, 웨이트트레이닝도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
▲경민 : 144경기를 뛸 수 있는 몸을 먼저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지난해 첫 풀타임을 소화해보니까 기술 외적으로 중요한 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빨리 잊어버릴 수 있는 멘탈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한가지 보완해야 할 점은 재호형 대신 유격수로 나갈 수 있는 경기도 많이 생길 수 있을 텐데, 재호형이 편하게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도록 유격수 수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수빈 : 우선 타격 기술 훈련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도루를 많이 못한 만큼 스타트 훈련 등 주루 플레이 기술도 향상시키는 데에도 주력할 것이다.
-3명 모두에게 2008 세계청소년 대회 이후 3명이 함께 처음 우승을 한 2015시즌이란 어떤 의미인가?
▲수빈/건우 : 물론 큰 의미가 있다. 이제 우리 에드먼턴 키즈(성영훈, 허준혁, 홍용현 모두)가 정말 주축이 돼서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것이 소원이다.
▲경민 : 7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느 대회나 우승이라는 것 자체가 무척 기쁘다. 그래도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것이 더 기쁘다.
- 그렇다면 3명 모두에게 2016시즌에 나름 의미가 다를 것 같은데, 이번 시즌 목표가 있다면?
▲건우 : 시즌 끝날 때까지 아프지 않고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다. 이것이 지켜진다면 그만큼 잘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성적도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
▲경민 : 수치상 목표는 따로 설정하지 않았다. 다들 지난해 내가 그렇게 까지 잘할 거라 생각 못했던 것처럼, 올해 역시 남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잘하고 싶은 것이 목표이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번 시즌 우리 세 명을 지켜보면서 물음표로 시작할 것 같은데, 시즌이 끝날 때에는 느낌표로 끝낼 수 있도록 나도 그렇고 건우랑 수빈이 모두 함께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수빈 : 부상 없이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지난해 성적보다 전체적으로 향상된 수치를 기록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각오 한마디씩.
▲모두 : 나보다 팀을 많이 생각하려고 한다. 우리는 아직 팀에서 어린 편에 속하는 만큼, 우리가 잘해서 선배들과 후배들이 더 빛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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