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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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염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계산이 정확하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장점을 지닌 염 감독의 선택은 '조상우 선발-김세현 마무리' 카드다. 지난해 셋업맨과 마무리를 오갔던 조상우를 붙박이 선발로 돌리고, 주로 불펜에서 나서며 네 차례 정도만 선발 등판했던 김세현을 아예 마무리로 활용하겠다는 것. 김세현은 지난해까지 '김영민'이었다가 개명했다.
손승락 이적-한현희 수술로 인해 급격하게 변한 팀내 투수 자원에서 염 감독이 그나마 최선이라고 꺼낸 대안이다.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크게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조상우는 장기적으로는 선발로 가는 편이 낫긴 하다. 염 감독도 '미래의 선발'로 생각하며 천천히 성장시키고 있었다. 150㎞를 넘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두둑한 배짱이 장점이라 구종만 조금 더 다양화하고, 스태미너를 키우면 선발로 연착륙할 가능성이 컸다.
김세현의 마무리는 조상우의 선발 전환보다 더 큰 리스크가 있는 선택이다. 김세현 역시 우완 정통파로 강력한 패스트볼이 강점이다. 그러나 제구력이 불안한데다 마운드 위에서의 집중력과 멘탈에서도 물음표가 달린 선수다. 무엇보다 프로 9년차를 맞는 현재까지 마무리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게다가 건강 문제에 관해서도 확신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염 감독은 "밀어붙일 것이다. 블론 세이브 몇 번했다고 바꾸면 선수가 클 수 없다. 팀의 미래를 봐선 김세현이 맡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 김세현도 낯선 마무리 보직이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여기서 감독이 해야 할 일은 강한 신뢰감을 보이는 것밖에 없다.
하지만 캠프에서는 조상우와 마찬가지로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나 마무리 보직은 구위 못지 않게 경기 운영능력이 중요하다. 이 부분을 어떻게 만들어갈 지가 숙제다. 만약 염 감독의 계획대로 조상우가 선발에 연착륙하고, 김세현이 안정감을 보인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넥센은 '하이 리스크'가 '노 리턴'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미리 대비책을 만들어둬야만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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