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건은 시즌 초반 적응력이다.
한데, 박병호보다는 오승환이 빅리그 연착륙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합법적인 이중 동작, 또 좋은 디셉션(숨김 동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스트라이드를 할 때 왼 발을 한 번 멈추고 재차 다리를 뻗어 공을 뿌린다. LA 다저스 '괴물' 클레이튼 커쇼처럼 타자 입장에선 좀처럼 타이밍을 잡기 힘든 투구폼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일본 무대 첫 해인 2014년에는 부정 투구라는 지적이 나왔다. 왼발이 지면에 닿는 경우가 있다는 일종의 항의였다. 하지만 NPB 심판기술위원장은 "전혀 문제 없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2007년 메이저리그 심판위원회에 오승환의 투구 동작을 문의해 "무리없는 연속 동작"이라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
좋은 디셉션은 14일(한국시각)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이 언급했다. 이 매체는 '오승환은 누구인가'는 제목으로 그를 소개하며 "릴리스 포인트 직전까지 공을 잘 숨긴다"고 평가했다. 다만 직구 스피드 자체는 아주 빼어나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 시절만 해도 오승환은 155㎞ 안팎의 직구를 뿌렸지만 일본에서는 151㎞ 안팎에 형성됐다. 메이저리그 구원 투수를 통틀어 하위권에 해당하는 스피드다. 하지만 이 매체는 "좋은 커맨드를 갖고 있다. 직구에다 슬라이더도 좋다"고 그의 장점을 밝혔다.
박병호도 이를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 눈과 몸이 낯섦에 적응하고, 결국 알아서 반응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12일 미국 애리조나로 떠나면서 그는 "분명히 힘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강정호가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하더라. 조급해 하지 않고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