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군단의 뒷문은 과연 누가 잠그게 될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내리지 못한다면 2016시즌의 몰락을 피할 수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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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외국인 마무리투수'까지 등장했다. 2012년부터 KIA의 지휘봉을 잡은 선동열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부임 첫해부터 선 감독은 "뒷문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목표를 분명히 했지만, 2012년 KIA는 당시 8개 구단 중 블론세이브(18개) 1위의 불명예를 떠안고 말았다. 세이브 갯수도 27개로 가장 적었다. 결국 KIA는 그해 5위에 머물며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다. 4위 넥센과의 승차는 불과 1.5경기였다. 블론세이브를 3~4개만 줄였어도 충분히 가을잔치에 오를 수 있었다.
이런 아픔을 겪은 KIA와 선 감독의 선택은 '외국인 마무리'였다. 2012년에 선발로 나서 11승13패(평균자책점 3.83)를 기록한 앤서니 르루를 2013년에 전격적으로 마무리로 전환시켰다. 마이너리그 시절 불펜 경험도 있었고, 구위도 묵직해 괜찮은 선택처럼 보였다.
지난해 KIA는 마이너리그에서 유턴한 윤석민을 마무리로 돌려 재미를 봤다. 윤석민은 팀이 기록한 32세이브 중에서 혼자 30세이브를 챙겼다. 하지만 윤석민은 올해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당장 윤석민의 공백을 메워줄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가장 유력한 대안은 2010년 1지명으로 입단한 좌완 심동섭이다. 현재로서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심동섭은 좌완투수로 빠른 공을 던진다. 여기에 낙차 큰 포크볼을 결정구로 던진다. 마무리 투수로서는 이상적인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안정성이다. 심동섭은 제구가 들쭉날쭉한 편이다. 흔히 말하는 '긁히는 날'에는 쉽게 치기 어려운 공을 던지지만, 제구가 무너지면 타자가 치지 않고도 출루하게 만든다. 결국 심동섭이 KIA의 뒷문을 책임지려면 캠프에서 제구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만약 심동섭이 끝내 마무리로서 성공적으로 연착륙하지 못할 경우는 심각한 재난이 벌어질 수 있다. 다음 대안이 아직 없기 때문. 이에 대한 대비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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