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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최고의 거포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큰 꿈을 안고 장도에 올랐다. 그는 출국 전 성공하겠다는 의지,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성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모두 드러냈다.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이었던 마이너리그 거부권 존재 여부는 출국 직전 드러났다. 박병호는 굳이 이 옵션에 연연하지 않았다. 앞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류현진(LA 다저스), 이번에 박병호와 함께 빅리그 진출에 성공한 김현수(볼티모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애초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머릿속에 넣고 있지도 않았다.
그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없다. 미네소타 선수들 가운데 거부권을 갖고 있는 선수가 없다고 들었다"면서 "구단이 날 영입하기 위해 포스팅 비용을 포함해 큰 돈을 썼다. 그 부분을 생각했을 때 굳이 거부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거부권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처음부터 안 올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애초 계약을 할 때부터 거부권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빨리 계약을 끝내는 게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타격 사이클, "서서히 끌어올릴 것"
박병호가 캠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스프링캠프는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첫 인상'을 심어주는 자리. 강렬한 한 방이 필요할 듯도 하다. 하지만 박병호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그는 1,2년 차 신예가 아니었다.
박병호는 "지금까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70%의 몸 상태를 만들었다.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배팅 훈련을 할 것이다"면서도 "캠프에서 너무 빨리 컨디션을 끌어 올리면 나중에 안 좋다.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에서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준다고 했다. 나에 대한 많은 배려를 한 만큼 서두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흔히 타자들에게는 사이클이 있다고 한다. 타격감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것이다. 베테랑들은 이 상승곡선을 시즌에 맞춘다. 캠프에서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몸을 달군다. 반면 어린 선수들이 캠프에서부터 일찍 몸을 만든다. 의욕만 앞선 나머지 진짜 야구를 해야 할 때는 낭패를 보기도 한다. 이는 박병호가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겠다'고 강조한 이유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루키'이지만, 2005년 프로에 뛰어든 베테랑이다.
팀이 원하는 부분 잘 알고 있다.
이번 오프시즌 미네소타가 박병호를 영입한 이유는 분명하다. 장타, 바로 홈런이다. 박병호도 출국 전 다시 한번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뛸 때 더 많은 장타를 치려는 생각을 했다. 미국에서도 내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장타가 필요하다"며 "장타를 많이 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도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걸 장점으로 생각하고 나를 데려간 것으로 본다. 홈런, 장타를 꾸준하게 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최근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하는 등 105홈런을 쳤다. 홈런왕 4연패를 할 동안에는 평균 42홈런을 기록했다. 그는 또 프리미어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큼지막한 쐐기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박병호는 "미국 문화, 팀 문화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새로운 투수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분석을 통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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