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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파' 외인 코치 급증, 왜 그리고 기대 효과는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1-10 21:39


롯데가 코치로 영입한 옥스프링 허상욱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코치로 영입한 나이트. 김경민 기자

LG 트윈스의 해외 스카우트와 인스트럭터를 맞은 한나한 최문영 기자

최근 KBO리그 구단들이 국내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을 연달아 지도자로 영입하고 있다. 가장 최근 롯데 자이언츠는 호주 출신으로 LG 롯데 그리고 kt를 거친 크리스 옥스프링과 2군 투수 코치 계약을 했다. 앞서 롯데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야수로 뛰었던 훌리오 프랑코(미국)를 2군 타격 코치로 영입했었다.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해 11월 삼성과 넥센에서 몸담았던 브랜든 나이트(미국)와 2군 투수 코디네이터, LG 트윈스는 잭 한나한(일본)과 해외 스카우트 및 타격 인스트럭터 계약을 했다.

KBO리그에 외국인 코치는 그렇게 낯선 풍경은 아니다. 그 수가 많지는 않았만 1980년대는 일본인 코치, 1990년대는 미국인 코치, 2000년대는 다시 일본인 코치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엔 외국인 코치들의 수요가 부쩍 늘었다. 또 KBO리그 선수들과 문화를 경험한 선수 출신의 지도자들이 들어오고 있다. 왜 이런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을까.

첫번째 이유는 KBO리그의 토종 코치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좀더 냉정하게 얘기하면 양질의 토종 코치가 적어 구단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돌파구로 외국인 지도자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또 옥스프링 프랑코 나이트 한나한 모두 KBO리그 관계자들로부터 선수 시절 기량 뿐아니라 인성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공통점이 있다.

KBO리그는 최근 5년 사이에 제 9~10구단이 연달아 생겼다. 선수 뿐만 아니라 코치 수급에도 큰 어려움이 생겼다. 한 구단의 평균 코치수는 23명(2015년 기준)이다. 많은 구단은 30명에 달하기도 한다. 두 팀이 생기면서 갑자기 50명 이상의 코치 자리가 났다.

구단별로 외국인 지도자를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은 좀 다르다. 한 야구인은 "외국인 지도자는 분명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 또 그 효과를 단시간에 체크하는 건 무리가 있다"면서 "결국 구단 경영진과 감독이 어떤 목적을 갖고 쓰느냐에 달렸다"고 말한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부터 제법 많은 일본인 코치들이 김성근 감독을 돕고 있다. 과거 선수 시절 사와무라상까지 받았던 유명한 코치까지 있었다. 일본어가 능통한 김 감독은 일본인 코치들과 의사소통이 자유롭다. 지금 한화에선 일본인 지도자들이 1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김 감독은 성적을 내기 위해 코치진에도 이같은 용병술을 구사하고 있다.

넥센은 올해부터 2군에 대거 외국인 지도자를 배치했다. 뉴욕 양키스 외야수 출신 쉐인 스펜서를 기존 2군 감독에 해당하는 필드 코디네이터에 임명했다. 넥센은 이미 2년전부터 퓨처스팀을 독립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팜 육성 시스템 색깔을 덧입히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외국인 지도자를 왕창 뽑았다.


외국인 코치의 장점은 선수를 평가하는데 있어 선입견이 없다는 점, 그리고 야구 말고는 다른 걸 간섭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반면 단점은 통역이 중간에서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선수를 지도하는데 있어 깊은 대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한 국내 지도자는 "코치 역할이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외국인 코치가 통역을 사이에 두고 선수에게 멘탈적인 부분에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외국인 지도자의 성공에 너무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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