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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최고의 거포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된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7일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몇 개의 홈런을 치겠다는 목표보다 빨리 적응해 잘하고 싶다"고 밝혔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1285만 달러의 이적료를 기록한 그는 5년 간 최대 18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에 계약을 했다. 현지에서는 올 시즌 지명 타자로 20홈런 이상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병호는 "강정호가 '한 달 동안 경기하면 알아서 몸이 적응할 것'이라고 하더라. 내 폼을 바꿀 생각은 없고 하던대로 하겠다"며 "넥센에게 고맙다. 빠른 공에 적응하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말했다.
박병호도 그런 꿈을 꾸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한국 아침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박병호는 "내가 잘 해서 야구팬들이 기분 좋게 하루(아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미네소타에서 빨리 자리잡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했다. 홈런 개수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보다 뛰어난 리그다. 야구 잘하는 선수가 모인 곳이 메이저리그"라며 "수차는 장담 못한다. 적응할 시기가 필요하다. 상대해봐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커쇼가 던지는 것 보고 싶어."
악플러 '국민거품 박병호'와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일명 '국거박'은 박병호와 관련된 기사가 악플을 달기로 유명하다. 박병호는 "사실 이 질문에는 노코멘트 하려고 했다. 예민한 부분 아닌가. 그런데 그냥 나는 정말로 한 번 만나보고 싶다"면서 "같이 사진 찍어서 홈페이지에도 올려보고 싶고. 그러면 본인도 느낄 것이다. 가족들이 '우리 아들이었네'. 아니면 지인이 '내 친구였네' 했을 때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다"고 했다.
"개막전 김현수와 맞대결 흥미로워."
박병호의 소속팀 미네소타는 4월6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캠든야드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첫 날부터 한국인 메이저리그 박병호와 김현수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셈이다. 박병호는 "김현수와 메이저리그에서 만나는 걸 기분 좋게 생각한다. 같이 한국에서 뛰다가 미국에서 뛰는 것도 재밌다"며 "한국 선수와 서로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를 할 것 같다. 좋은 대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우리 팀에서 김현수에 대한 약점을 물어보면 '없다'고 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서로 거리가 있지만 만나서 식사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12일 출국, 본격적인 행보 시작
박병호는 그동안 목동구장에서 몸을 만들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다지고 힘을 키웠다. 미국 출국일은 12일이다.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한다. 그는 "이번 달까지는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한 뒤 팀 훈련에 합류할 것 같다. 캠프에는 일단 가족 없이 혼자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병호에 앞서 피츠버그에 진출한 강정호도 넥센 선수들과 미국에서 몸을 만들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번에도 흔쾌히 "여기서 몸을 만들다가 넘어가라"고 말을 했다. 다만 12일부터 15일까지 전지훈련지에는 아무도 없다. 넥센은 15일 출국한다. 박병호의 에이전트 리코스포츠 관계자도 "박병호 선수가 함께 출국하는 건 부담스럽고 자칫 피해를 줄 수도 있어 먼저 떠난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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