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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2의 박해민, 제2의 구자욱이 필요하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6-01-06 10:17


삼성은 2014년 박해민, 2015년 구자욱의 깜짝 출현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스포츠조선DB

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 우승에 도움을 준 깜짝 스타들이 있었다. 2014년엔 박해민이 비어있던 중견수 자리를 꿰차며 공-수에서 맹활약했고, 지난해엔 구자욱이 타격 3위에 오르며 시즌 중반부터 부동의 1번타자로 뛰었다.

주전이 사실상 정해져 있어 바늘 구멍을 뚫어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들은 경쟁을 통해 삼성의 주전으로 도약했다. 그런데 둘이 올라온 과정은 달랐다.

2014년을 시작하며 삼성 류중일 감독의 머릿속엔 박해민이 없었다. 배영섭이 군입대하며 빈 중견수 자리에 정형식을 최우선 후보로 놓고 전지훈련부터 신경을 썼다. 정형식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자 이영욱 김헌곤 등 많은 선수들을 기용했으나 실패했다. 박해민은 1군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을 정도로 눈에 띄지 못했던 선수. 2군에서 박해민을 추천하자 류 감독은 1군에 올려 그를 대주자와 대수비로 기용했다. 그가 예상외로 좋은 모습을 보이자 5월초 선발로 기용하기 시작했고, 좋은 수비와 타격을 보이자 결국 중견수 자리를 그에게 줬다.

구자욱은 전지훈련부터 프로젝트로 키운 케이스다. 2013년 상무에서 남부리그 타격왕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이자 류 감독은 스프링캠프 명단에 그를 포함시켰고, 코치들에게 그를 1군 선수로 키우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한수 타격코치는 매일 그의 곁에서 타구에 힘을 싣는 타격을 가르쳤고, 김평호 수비 코치는 외야수로 전향한지 얼마되지 않은 그에게 수비 노하우를 알려주느라 애썼다. 그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서 줄곧 선발로 기용되며 가능성을 보였고, 정규시즌에서는 '땜빵' 선수로 주전이 빠지는 곳마다 들어가서 맹활약을 했다. 7월초 박한이가 갈비뼈 부상으로 빠지면서 1번타자로 선발출전해 그의 재능을 폭발시켰고, 류 감독은 그를 1번 타자로 콕 박아버렸다.

임창용의 방출과 나바로 박석민의 이탈로 삼성은 전력이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부 수혈도 사실상 없었다. 있는 선수를 키워야 한다. 야수쪽에선 박해민 구자욱 등 젊은 선수들이 나와줬지만 투수쪽에선 이렇다할 주전급 젊은 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마운드 약화가 예상되는 올시즌엔 투수쪽에서 제2의 박해민과 제2의 구자욱이 꼭 나와줘야하는 상황. 빈자리가 생겼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들에겐 많은 기회가 온다는 뜻이다.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이겨 신축구장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뛰게될 삼성의 새 인물은 누가 될까.

투수쪽에선 지난해 잠시 모습을 드러낸 장필준과 올시즌 신인 최충연과 이케빈이 기대를 모으고 있고, 타자쪽에선 2차 드래프트로 온 나성용, 박석민의 보상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최재원이 눈길을 끈다. 류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이들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가능성을 테스트한다. 이들 외에 흙속에 묻혔던 이름모를 선수가 갑자기 진주가 돼 튀어나올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삼성에 새로운 선수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은 그동안 외부FA를 잡는 대신 BB아크 등을 만들어 선수 육성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육성 시스템을 통해 키워진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한 때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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