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한화 시즌2', 김성근 감독은 가을야구 할수있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1-05 07:29


2015시즌의 한화 이글스는 '반전'과 '대변신'으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하다. 2014년까지 3년 연속 시즌 최하위에 머물던 약체팀이 2015시즌에는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완전히 다른 팀이 된 것 같았다. 선수들의 끈질긴 투지와 집중력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거짓말같은 역전승과 끝내기 승리가 심심치 않게 터져나오자 급기야 '마리한화'라는 별명도 생겼다.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한화의 야구가 마치 중독성이 강한 마약처럼 팬들을 사로잡는다는 뜻. 이 덕분에 흥행에 있어서도 KBO리그를 주도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한화의 2015시즌 관중은 전년에 비해 무려 38%나 늘어났는데, 리그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한화 이글스는 2015시즌 김성근 감독을 영입해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탈꼴찌에 성공했고, 관중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그러나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게 오점으로 남았다. 때문에 2016시즌 한화의 성적에 관심이 집중된다. 과연 김성근 감독은 한화에서의 두 번째 시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낼 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2일 잠실 LG전 승리 후 관중의 환호에 화답하는 김성근 감독.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un.com
한화가 이렇게 극적인 대변신을 할 수 있던 가장 큰 이유. 역시 4년만에 프로야구판에 복귀한 김성근 감독의 역량을 꼽지 않을 수 없다. 특유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독특한 야구관을 앞세운 김 감독은 복귀하자마자 최고의 '이슈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섰고, 그때마다 자신만의 철학을 내세우며 팀을 이끌었다. 호불호가 많이 갈렸지만, 어쨌든 한화는 3년만에 탈꼴찌에 성공했고, 관중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끝내 흠으로 남았다.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리그 중상위권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뒤로 갈수록 힘이 빠졌다. 결국 5위 SK 와이번스에 2경기차로 뒤진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 감독의 영입에 발맞춰 한화 구단이 FA 영입과 외국인 선수 영입, 캠프 훈련과 시즌 운영에 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보면 매우 아쉬움이 남는 성적일 수 밖에 없다. 한화의 2015시즌이 '성공'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때문에 2016시즌은 한화 구단 그리고 김성근 감독에게 모두 큰 기대와 부담이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시즌이다. 일단 2015시즌에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2016시즌에는 보다 명확하고 가시적인 성과, 즉 최소한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야만 하게 됐다.

그렇다면 한화와 김 감독이 이런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일단 객관적인 정황으로만 보면 가능성은 최소 50% 이상이다. 근거는 2015시즌의 성적과 스토브리그에서의 전력 보강 상황, 그리고 경쟁팀과의 비교 우위다.

일단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투자를 넉넉히 했다. 내부 FA 김태균과 조인성을 잡은 데 이어 외부 FA로는 특급 불펜 정우람과 선발과 중간이 가능한 전천후 투수 심수창을 잡았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등을 통해 송신영과 차일목 이재우도 영입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후반기에 팀에 합류해 괴력을 보인 에스밀 로저스까지 영입했다. 지난해에 비해 전력 파트에서 마이너스 요소보다 플러스 요소가 월등히 많아진 셈이다. 여기에 팔꿈치 수술을 한 이태양도 복귀를 준비중이다. 결국 지난해보다 선수 구성에 따른 기대 승수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다른 경쟁팀의 경우는 마이너스 요소가 많다. 일단 SK는 정우람과 정상호를 FA 시장에서 잃었다. 투타 전력의 핵심 요원이 빠져나갔다. KIA도 FA시장에서 영입한 선수가 없다. 대신 외국인 선수 구성에 신경을 썼다. 롯데는 꽤 경쟁력이 강해졌다. 손승락을 데려오면서 뒷문을 강화했다. 한화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큰데, 문제는 조원우 감독이 처음으로 1군 지휘봉을 잡았다는 점이다.


이렇게 객관적인 요소들을 보면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즌이 어떻게 풀려갈지는 미리 예단할 수 없는 일이다. 선수 구성만으로 성적이 나뉘진 않는다. 이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준비시키고 운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관건이다. 결국 한화에서의 '시즌 2'를 맞게되는 김 감독의 진정한 역량이 다시 시험대에 선 셈이다. 과연 김성근 감독은 2016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