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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은 최근 삼성 라이온즈가 2016년 1월 1일부터 제일기획으로 공식 이관된다고 밝혔다.
삼성 야구의 변신은 그룹 내부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룹 내부에서 굵직한 프로스포츠단을 한 곳으로 모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승패만 중시했지만 이제는 세련된 마케팅으로 수익까지 창출하는 구단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과거 해태 타이거즈(현 KIA)에 밀려 2인자에 그쳤던 삼성 라이온즈는 2000년대 체질 개선을 통해 2010년대 초반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올해 해외원정 도박 파문이라는 초유의 직격탄을 맞아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페넌트레이스 5연속 우승을 했다. 분명 삼성 야구는 우승의 한을 풀었다. 2016시즌 당장 우승을 못해도 삼성 야구에 큰 날벼락이 떨어질 것까지는 없다. 한 야구인은 "삼성이 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다면 지금과 같은 변신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 라이온즈의 1년 예산은 연 500억원(추정)에 육박했다. 계속 이어진 우승으로 인한 선수 인건비 상승, 또 우수 외국인 선수 영입에 그만큼 많은 돈을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한 구단의 운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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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이 삼성 야구의 가치를 마케팅과 수입에 두겠다고 해서 팀 성적을 외면할 수 없다. 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은 많은 수입과 정비례할 때가 많다.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는 동시에 선진 마케팅 기법을 적용했을 때 새로운 야구단의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제일기획으로 편입된 것이 실질적으로 큰 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 LG 트윈스는 남자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와 함께 LG스포츠 소속이 된지 오래 됐다. 그룹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의 교통정리로 국한돼서는 안 된다. 향후 몇 년 안에 눈에 보이는 효과가 나오는게 포인트다. 그럴 경우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같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팀들도 변화에 동참할 것이다. 삼성 보다 우승 갈증이 심한 한화와 롯데는 올해 FA 시장에서 그 어느 팀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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