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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 포스팅 무응찰, ML는 무엇을 중시하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2-05 10:11 | 최종수정 2015-12-05 10:11


손아섭에 이어 황재균도 포스팅에 응찰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하나도 없었다.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에서는 그저 그런 평범한 선수 이상은 아니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현실의 벽은 너무도 높았다. 메이저리그의 냉혹한 판단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실패했다. KBO는 5일 '오늘 오전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황재균에 대한 포스팅 결과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이 없음을 통보받고 이를 롯데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롯데 손아섭도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 결과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이 없었다. 현재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접고 내년 시즌 준비에 전념해야 한다.

과연 두 선수의 바람대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움직이지 않은 이유는 뭘까. 포스팅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무응찰의 참담한 결과를 받은 선수는 2002년 두산 베어스 진필중과 이번에 손아섭, 황재균까지 3명이다. 포스팅시스템 도입 초기에는 관심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다만 얼마라도 응찰액을 적어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영입을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아예 응찰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즉 손아섭이나 황재균을 전력에 도움이 되리라 판단한 구단이 하나도 없었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는 현재 FA 시장이 개장중이다. 모든 구단들이 FA 영입을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더구나 오는 8일부터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열리기 때문에 그에 대한 준비로 바쁜 시기라고 보면 된다.

손아섭의 경우 국내 무대에서 타격, 수비, 주루에 걸쳐 수준급의 실력을 보여줬지만, 메이저리그의 평가는 '특별하지 않다'였다. 손아섭은 올해 3할1푼7리를 포함해 최근 6년 연속 타율 3할대를 기록했다. 통산 타율도 3할2푼3리에 이른다. 출루율도 최근 3년 연속 4할대였다. 맞히는 능력, 출루 능력 만큼은 국내 무대 톱클래스임을 입증받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송구 능력을 인정받는다. 베이스러닝도 좋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특별히 매력적인 부분은 없다"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황재균에 대한 시선도 손아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황재균은 올해 타율 2할9푼, 26홈런, 97타점을 올렸다. 홈런과 타점은 데뷔 이후 최고 성적. 지난해 3할2푼1리의 타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타격 실력은 국내 무대 정상급이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발도 빠르다. 파워도 지니고 있고, 3루수라는 점에서 응찰 구단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미국 언론에 소개된 대로 황재균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시선은 '관심' 정도였다.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 아니 마이너리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스타일이라는 결론.

그럼 강정호와 박병호는 무엇이 달랐을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강정호에게 기대한 것은 수비와 장타 능력이다. 국내 시절 강정호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공수에 걸쳐 성장세가 뚜렷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세심하게 살피는 것 중 하나가 성장세다. 방망이 실력을 이미 검증받은 상황에서 수비폭과 송구능력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 절정의 감각을 보여줬다. 피츠버그의 예상은 옳았다.

박병호는 전형적인 거포다. 오로지 장타 실력만을 보고 미네소타 트윈스가 4년 계약을 보장한 것이다.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차지했고, 2년 연속 50홈런을 쏘아올렸다. 물론 그들도 KBO 실력이 그대로 메이저리그에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않는다.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본다는 의미다. 박병호가 잘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지만, 아시아나 중남미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그만한 장타 실력을 갖춘 선수는 흔치 않다. 대박 가능성이 높은 복권은 일단 사는게 맞다.

강정호와 박병호는 나름대로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인정하는 성공 가능성이다. 반면 손아섭과 황재균은 메이저리그를 매료시키지 못했다. 그저 그런 평범한 선수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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