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과연 실추된 명예를 세 번째 기회에서 만회할 수 있을까.
|
김광현 개인의 자존심도 크게 상했겠지만, 한국 대표팀에 있어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오점이다. 당초 김광현은 개막전과 예선 5차전 그리고 만약 8강 본선라운드에 진출한다면 결승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등판 일정과 팀 전력을 감안하면 가장 현실성있는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김광현이 2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런 시나리오에 오류가 생겼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현재 택할 수 있는 방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당초 계획대로 김광현에게 세 번째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일정상으로는 가장 현실성이 있다. 김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가 15일에 등판한 김광현을 당장 16일 8강전에 계투로 쓰는 식의 투수 운용을 할 리는 없다. 또한 대표팀이 8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김광현이 20일 4강전에 다시 선발 등판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3일 밖에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김광현을 이 경기에서 중간계투로 쓴다고 해도 결승전 선발이 애매해진다.
대표팀 투수 운용의 또 다른 예상 시나리오는 김광현을 결승전이 아닌 4강전에 전격 투입하는 것이다. '에이스'의 이름값에는 다소 흠이 갈 수도 있겠지만, 팀의 우승을 위해서라면 이 방안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 장원준이 16일 8강전에서도 여전히 호투해줘야 한다. 그러면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냉정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불안정한 김광현 대신 아예 장원준을 4일 휴식 후 결승전에 투입하는 것이다. 이 경우라면 김광현은 아예 4일 휴식 후 19일 4강전 선발이나 불펜으로 나서게 된다. 투구수와 휴식 일정, 그리고 김광현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4강전 선발로 나서는 게 조금 더 설득력이 있다. 이 시나리오는 김광현에게 어떤 면에서는 '결승전 선발'보다 덜 부담될 수 있다.
4강전이든 결승전이든 어쨌든 중요한 건 김광현이 자신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다. 프리미어12 대회를 준비하며 김광현은 투수조 조장을 맡아 커다란 책임감을 보이고 있었다. "대표팀 투수력이 약하다는 이야기에 기분이 안좋았다. 우리가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일단 앞선 두 번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과연 김광현이 마지막 찬스에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