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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좌절 김광현, 세 번째 기회에 명예회복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11-16 03:53


김광현은 과연 실추된 명예를 세 번째 기회에서 만회할 수 있을까.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은 예선 라운드에서 3승2패 B조 3위로 8강 본선라운드에 진출했다. 일단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1차 목표는 완수된 셈이다. 이제 한국은 토너먼트 방식으로 16일부터 8강전을 치른다. 여기서 두 번 더 이기면 대망의 결승에 올라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우승컵을 놓고 싸운다.


야구대표팀이 15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 티엔무구장에서 미국과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김광현이 5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김광현.
타이베이(대만)=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1.15
1차 목표는 완성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대표팀의 에이스로 굳건한 신뢰를 받고 있던 김광현의 부진이다. 김광현은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프리미어12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2⅔이닝 만에 2실점하고 강판됐다. 이어 6일 휴식 후 등판한 15일 미국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4⅓이닝 만에 4안타 2볼넷 5탈삼진으로 2실점을 기록한 뒤 조상우로 교체됐다. 두 경기 연속 5이닝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김광현 개인의 자존심도 크게 상했겠지만, 한국 대표팀에 있어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오점이다. 당초 김광현은 개막전과 예선 5차전 그리고 만약 8강 본선라운드에 진출한다면 결승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등판 일정과 팀 전력을 감안하면 가장 현실성있는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김광현이 2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런 시나리오에 오류가 생겼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현재 택할 수 있는 방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당초 계획대로 김광현에게 세 번째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일정상으로는 가장 현실성이 있다. 김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가 15일에 등판한 김광현을 당장 16일 8강전에 계투로 쓰는 식의 투수 운용을 할 리는 없다. 또한 대표팀이 8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김광현이 20일 4강전에 다시 선발 등판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3일 밖에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김광현을 이 경기에서 중간계투로 쓴다고 해도 결승전 선발이 애매해진다.

때문에 김광현에게 휴식을 주고, 다른 전력으로 결승 티켓을 따낸 뒤 21일 결승전에 김광현을 다시 선발 투입하는 방안이 고려된다. 결승전은 최후의 승부다. 김광현으로서는 지금껏 부진했던 것을 한 번에 만회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이기도 하다. 다만 앞서 두 차례의 부진으로 인해 떨어진 자신감이 '최후의 무대'라는 압박감 앞에서 더욱 위축될 수도 있다.

대표팀 투수 운용의 또 다른 예상 시나리오는 김광현을 결승전이 아닌 4강전에 전격 투입하는 것이다. '에이스'의 이름값에는 다소 흠이 갈 수도 있겠지만, 팀의 우승을 위해서라면 이 방안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 장원준이 16일 8강전에서도 여전히 호투해줘야 한다. 그러면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냉정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불안정한 김광현 대신 아예 장원준을 4일 휴식 후 결승전에 투입하는 것이다. 이 경우라면 김광현은 아예 4일 휴식 후 19일 4강전 선발이나 불펜으로 나서게 된다. 투구수와 휴식 일정, 그리고 김광현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4강전 선발로 나서는 게 조금 더 설득력이 있다. 이 시나리오는 김광현에게 어떤 면에서는 '결승전 선발'보다 덜 부담될 수 있다.

4강전이든 결승전이든 어쨌든 중요한 건 김광현이 자신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다. 프리미어12 대회를 준비하며 김광현은 투수조 조장을 맡아 커다란 책임감을 보이고 있었다. "대표팀 투수력이 약하다는 이야기에 기분이 안좋았다. 우리가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일단 앞선 두 번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과연 김광현이 마지막 찬스에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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