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전쟁'이다. 그것도 국가의 명예를 건 싸움이다. 전장에서 아군의 전략을 미리 공개하는 건 지극히 하수나 하는 행동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김인식 프리미어12 국가대표 감독이 그런 우를 범할 리 만무하다. 그래서 김 감독의 '연막 작전'은 너무나 타당하다.
|
또한 한국은 쿠바 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한 이대은이라는 카드도 생겼다. 김광현과 이대은은 투구 스타일이 좌우로 완전히 상반된다. 주무기와 경기 운영 스타일 역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김 감독은 은근히 김광현과 이대은의 두 카드를 쥐고 고민하는 듯한 제스추어를 취하며 일본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제스추어는 일본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좌완 김광현이 선발인지 아니면 우완 이대은이 선발인지 지에 따라 일본은 타순 등의 전략을 달리 구성해야 하기 때문. 물론 일본 야구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이런 혼란 작전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건 다 시도하는 게 맞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통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항하는 야구 국가대항전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계획의 근본적인 목적은 야구의 전세계적 인기를 되살려 2020년 도코올림픽의 정식종목으로 재채택되도록 하는 데 있다. 따라서 대회 흥행이 매우 중요하다. 그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 '아시아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개막전을 별도 편성한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일본 내에서 '프리미어12'의 인기가 그리 크지 않다. 한 일본야구 전문가는 지난 4일 "개막전을 불과 4일 앞둔 시점인데 예매율이 매우 저조하다. 그래서 삿포로가 홈인 니혼햄 프랜차이즈 스타 오타니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를 일종의 '얼굴마담'으로 내세워 관중 동원에 나선 것이다. 이런 명확한 입장 차이를 감안하면 김 감독의 선택은 박수를 받을 만 하다.
인천공항=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