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퍼링, 왜 FA 몸값 더욱 올리는 주범인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1-05 00:37


2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출범식이 열렸다.
(사)한국프로스포츠협회(회장 권오갑)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한국야구위원회, 한국농구연맹, 한국여자농구연맹, 한국배구연맹, 한국프로골프협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등 7개 프로 단체가 참여했다.
출범식에 참석한 구본능 KBO 총재가 인사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1.02

루머들의 집합소인 이른바 '증권가 정보지'.

주로 연예와 정치에 집중됐던 이슈들이 최근 프로야구판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프로스포츠 독보적인 인기와 천문학적인 계약. 거기에 도박스캔들과 SNS 논란까지 겹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기 때문.

가장 많은 소문 중 하나가 '슈퍼스타 A는 이미 B구단과 (FA 계약) 얘기가 끝났다'는 설이다. 물론 소문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사례들만 보면 신빙성이 꽤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안타깝게도 명시된 기간 이외에 해당 FA로 접촉하는 '탬퍼링' 때문이다.

구설수에 올라 좋을 게 없는 프로야구판이다. 하지만 정당치 못한 관행은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특히 거기에 걸려있는 금액이 수 백억원대라면 더욱 그렇다. 이 두 가지 조건에 딱 떨어지는 부분이 FA자격과 탬퍼링이다.

그 누구도 공식적으로 얘기하지 않지만, 프로야구 바닥에서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악성적 관행, 탬퍼링이다. 가장 큰 폐해는 프로야구판 자체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 폰으로 손가락 1~2번만 까딱거리면 대부분의 정보가 뜨는 세상이다. 때문에 독보적인 인기를 가진 프로야구라면 이젠 투명성은 기본이다.

하지만 탬퍼링이 판을 치는 FA제도는 불투명의 연속이다. 결국 수백억원대의 금액을 맞물리면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린다. 은연 중에 비도덕적인 이미지가 연상될 수밖에 없다. 결국 템퍼링은 야구판을 갉아먹는 악성관행이다.

불신은 야구판 사이에서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1명의 우수한 선수라도 더 확보해 성적을 내야 하는 프로야구 프런트와 감독들이다. 당연히 자신의 팀에 FA로 풀리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시즌 모 구단 단장은 FA로 풀리는 C선수가 D팀과 이미 탬퍼링으로 계약이 끝났다는 얘기를 듣고, D팀 단장을 만나 담판을 지은 적도 있었다. '탬퍼링을 모두 공개할 것'이라고 위협하자, 결국 D팀은 계약을 철회한 바 있다.


야구판과 야구팬의 불신, 팀과 팀의 불신이 탬퍼링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더욱 심각한 부작용이 생긴다. 천문학적인 FA 금액이 더욱 올라간다. 그럴 수밖에 없다.

탬퍼링은 접촉 과정이 모두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선수가 부족하고 원하는 팀은 많은 상황. 결국 FA를 잡기 위한 팀은 그 선수의 원소속 구단 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될 지 모르는 '미지의 경쟁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그렇지 않아도 천문학적인 FA금액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원하는 다년계약을 맺은 뒤 세상에 축소발표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탬퍼링 때문에 수많은 '어둠'이 프로야구판에 짙게 깔린다. 단지 프로야구 구단과 선수들의 자정노력으로 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 악성관행을 없애는 것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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