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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포스트시즌 최강 피칭을 펼치고 있는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의 힘은 무엇일까.
사실 니퍼트는 시즌 막판 로테이션에 합류해 3차례 선발 등판하면서 조금씩 구위 회복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9월 26일 삼성전에서는 7이닝 동안 5안타 3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중이다. 지난 10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6회초 2사부터 27일 대구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24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이 또한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 기록이다. 이날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니퍼트는 7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전성기의 모습을 재현했다. 니퍼트가 국내 데뷔 이후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안정감을 지닌 제구력이 돋보인다. 큰 키에서 내리꽂는 니퍼트의 제구된 공은 공략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NC 다이노스 이호준은 플레이오프서 상대한 니퍼트에 대해 "니퍼트를 상대할 때는 그 키(2m3)를 보면 안된다. 릴리스포인트가 높기 때문에 목이 아플 지경이다. 벨트 부분을 보고 공이 오면 쳐야 한다"고 했다. 니퍼트가 안정된 제구력을 발휘할 때는 천하무적이나 다름없다. 몸쪽 승부에 능하고 다양한 구종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직구 스피드 또한 나무랄데 없었다. 1회말 선두타자 박한이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을 때 직구 구속은 149㎞였다. 이날 직구 구속은 최고 151㎞, 평균 148㎞였다. 니퍼트가 꾸준히 140㎞대 후반, 최고 150㎞대 초반의 직구를 던진다는 것은 투구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몸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뜻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서 기록한 최고 구속은 154㎞다.
여기에 니퍼트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두산과의 재계약 문제다. 내년이면 35세가 되는 니퍼트에 대해 두산 구단은 아직 재계약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시즌서 성적도 좋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부상이 잦아졌다는 점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내년이라고 해서 건강한 몸상태를 보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니퍼트도 이같은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정신적으로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두산은 니퍼트가 지금과 같은 호투를 이어간다면 몸상태는 물론 실력에 대한 확신을 다시 가질 공산이 크다.
한편, 니퍼트는 정상 로테이션이라면 6차전에 나서지만, 김태형 감독은 5차전 등판도 고려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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