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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NC, 건강한시스템이 가진 폭발력 입증했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10-25 08:39


◇NC의 가을질주는 여기서 끝났다. 누구보다 짜릿한 2015시즌을 보냈다. 분명아쉽지만 팬들은 '고개를 들라'고 말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패배, 한국시리즈행이 좌절된 NC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24.

NC의 가을은 아쉬움이 한가득이다. 한국시리즈 문턱을 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미리 기다렸음에도 무너졌다. 도약을 위한 채찍질은 늘 필요하지만 자책할 이유는 없다. 많은 감동을 준 시즌. 충분히 잘했다.

지난 3월 개막을 앞둔 시점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지금 NC는 낯설다. 전문가들은 NC의 약한 연결고리를 언급하며 중하위권을 예상했다. 셋업맨 원종현의 암수술 공백, 외국인 투수가 3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 점 등은 치명적일 것으로 봤다. 만 40이 된 손민한, 한국나이로 40이 된 이호준은 누가봐도 내리막을 타는 수순이었다. NC내부적으로도 "가을야구만 할 수 있다면 대성공이다. 올해야말로 우리의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즌"이라고 했다. 지난해 1군합류 2년차에 덜컥 3위를 했지만 '가진 것과 가져야할 것'을 냉정하게 보고 있었다.

NC가 지난 4월 한때 9위에 떨어졌을 때만해도 어린팀의 한계가 드러나는 듯했으나 이를 뒤집은 것은 '건강한 시스템'이었다.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돼야 투수들이 버틸 수 있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의 명확한 역할분담은 책임감을 키운다. 누구나 역량을 입증하면 주전이 될 수 있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 감독은 선수의 힘을 이끌어 내는 존재, 프런트는 이들을 지치지 않게 지켜주는 보이지 않는 손.

지난 5월 NC는 20승1무4패의 역대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을 달성했다. 이때부터 무한질주가 시작됐다. 시즌 막판까지 삼성과 선두경쟁을 펼쳤다. 굵직 굵직한 성과들을 손에 쥐었다.

역대 최초 베스트멤버 9명이 규정타석을 채웠다. 외국인선수 테임즈의 사상 첫 40홈런-40도루와 타격 전부문 돌풍(타율 0.381 타격왕 포함 4관왕)은 쉽사리 깨지지 않을 금자탑으로 남을 확률이 크다. 버릴까말까 고민했던 외국인투수 해커는 19승5패로 다승과 승률 1위를 차지했다. 김태군은 포수로 144게임 전경기 출전을 달성했고, 이호준은 시즌 100타점과 통산 300홈런, 손민한은 최고령 두자릿수 승수(11승), 임창민은 팀 최초 30세이브를 올렸다. 리그 최소실책(83개)과 팀도루 1위(204개)는 NC의 빠르고 견고한 팀컬러를 대변한다.

마운드에선 새바람이 불었다. 이태양은 10승으로 선발진에 무게감을 더했고, 최금강은 연습생(육성선수) 출신 A급 셋업맨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임창민은 대체 마무리로 잠시 보직을 맡았다가 주전 마무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 모든 것은 1군과 2군의 경계를 허물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팀을 만들어 가는 김경문 감독의 시스템 야구 결실이다. 예상가능한 리더십은 선수들이 목표의식을 갖고 한걸음 더 내딛게 만든다. 그라운드에 선 선수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벤치의 결정은 팬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다. 프런트의 일처리는 빠르고 깔끔했다. 찰리를 내보내고 스튜어트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신속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NC도 고민은 있다. 이호준 손시헌 이종욱 등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더 성장해야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 2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하위팀에 시리즈를 내줬다. 경험부족이었지만 더 잦아지면 역량부족이 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는 준플레이오프, 올해는 플레이오프였다. 나아지고 있다. 성장의 무서움은 그 누구도 한계를 모른다는데 있다. NC의 진정한 힘은 팬은 물론이고 선수들, 아니 김경문 감독조차도 아직 모를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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