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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관전평] 치명적인 도루 실패, 아찔했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0-13 21:56


1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무사 1루서 1루주자 고종욱이 투수 유희관의 견제구에 걸려 2루서 아웃되고 있다. 두산 유격수는 김재호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3.

야구엔 100%가 없다. 수많은 경우의 수, 가정, 환희와 아쉬움이 응축돼 있다. '독한 관전평'은 승리팀이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해 채워야할 부분을 들여다 본다. '착한 관전평'은 진 팀의 아쉬움 속 진한 여운을 헤아린다. 가을 잔치에 초대된 팀들은 한 시즌 칭찬받아 마땅한 시간들을 보냈다. 그들의 진한 땀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편집자 주>

드디어 이겼다. 역시 홈에서 강한 넥센 히어로즈다. 그렇다고 아담한 목동구장의 덕을 봤다고 폄하하지 말길. '용감한 프리뷰'에서 밝혔듯 '치고 싶으면 두산 타자들도 치면 된다'.

이날 두산 타자들은 워닝 트랙 근처에도 타구를 보내지 못했다. 넥센 선발 밴헤켄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이게 현실인 걸 어쩌랴. 담장 근처에까지 공을 보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넥센의 대반격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뭔가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아직도 선수들 어깨 위에 돌덩어리가 올라가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허무한 주루사가 두 차례나 나왔다. 막 피어 오르려는 불꽃이 순식 간에 꺼졌다.

1회부터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발생했다. 선두 타자 고종욱이 두산 선발 유희관의 견제에 걸려 들었다. 이날도 1번 타자 중책을 맡은 고종욱은 볼카운트 2B2S에서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타격감이 아주 좋아 보였다. 타석에는 서건창. 유희관에게 극강인 타자였다.

고종욱은 1B1S에서 스타트를 끊었다. 유희관이 스트라이드를 하는 오른 다리를 직각으로 들어 올리자 2루로 내달렸다. 그러나 유희관의 오른 다리는 홈 플레이트 쪽이 아닌, 45도 각도를 유지하며 대각선에서 멈췄다. 1루 견제였다. 결과는 1루수-유격수 중계 플레이에 이은 태그 아웃. 넥센 입장에서는 이후 서건창이 우전 안타를 때렸기에 더욱 뼈 아팠다. 무사 1,3루가 1사 1루로 바뀌었다.

2-0으로 앞선 5회에도 아웃카운트 1개가 허무하게 날아갔다. 이번에는 유한준의 도루 실패였다. 유한준은 무사 2루에서 바뀐 투수 노경은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쳤다. 이후 김민성의 희생플라이, 이택근의 우익수 플라이가 이어지며 계속된 2사 1루. 2아웃이었기에 도루를 할 찬스였다. 평소에도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강조하는 염경엽 감독이다. 하지만 고종욱과 마찬가지로 유한준도 견제 타이밍에서 스타트를 끊었다. 벤치에서 뛰라는 사인이 나왔든, 스스로 도루를 시도했든, 둘 모두 상대에게 흐름을 넘겨줄 뻔한 아찔한 장면이었다.

목동=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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