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가 해결할 수 없는 구조, 넥센 운명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0-13 08:55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6회초 1사서 넥센 박병호가 삼진 아웃된 후 전일수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1.

박병호가 살아야 이긴다는데, 문제는 박병호가 아니다?

넥센 히어로즈가 준플레이오프 2패를 당하며 위기에 몰렸다. 연패에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염경엽 감독도 직접 거론을 했듯이 터지지 않는 방망이다. 2경기 연속 1점차 승부. 찬스에서 무기력했던 넥센이었다. 그나마 포수 박동원이 2경기 연속 솔로 홈런을 터뜨려 대등한 승부를 할 수 있었다.

시작도, 끝도 박병호 얘기다. 박병호는 넥센의 4번타자이자 현 시점 한국 최고의 타자다. 당연히 그의 활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시리즈를 두고 '박병호가 터지면 이긴다', '박병호를 막으면 이긴다'라는 말이 나왔다. 넥센이 2패를 당한 후에도 역시 박병호 얘기들이 많다. 박병호는 1차전 솔로홈런 1방과 희생플라이 1개로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만, 2차전에서는 삼진 2개를 당하고 고의4구 1개를 얻었다. 두 번째 삼진 과정에서 전일수 구심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문제는 박병호에 대한 두산의 대응 전략. 2차전 삼진과 고의4구가 함께 나오다는 것, 두산이 박병호와의 승부를 철저히 안전 위주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1차전 홈런이 두산의 정신을 번쩍 깨우게 했다. 헛스윙 삼진이 나왔다는 것은 유인구로 박병호를 유혹한 결과. 8회초 나온 고의4구는 1점차 1사 2, 3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두산이 던진 승부수였다. 그만큼 박병호를 무서워하고 있다.

이 스탠스는 이어지는 경기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넥센 홈구장인 목동에서는 박병호를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렇기에 넥센 입장에서는 박병호보다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히 요구된다. 박병호의 앞-뒤를 받치고 있는 이택근 유한준 김민성 등 다른 주축 타자들이 힘을 내야 한다. 결국 2차전 8회 1사 2, 3루 찬스서 두산은 박병호와 승부하지 않기 위해 3번 이택근과 적극적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몰리는 쪽은 두산이었는데, 베테랑 이택근이 내야 플라이로 찬스를 날렸다. 이후 박병호를 거르고 만루를 자초하면 유한준을 상대해 두산은 결정적인 아웃카운트를 잡았는데, 유한준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복수를 하고 싶게 만드는 장면이었을 것이다. 유한준에 이어 등장하는 김민성 역시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이 아닌데, 이들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넥센에 희망은 없다.

결국, 박병호는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자신이 해결하려는 생각만 한다면 변화구에 헛스윙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동료들을 믿고 찬스를 만들어야 하고, 나머지 선수들이 터뜨려야 넥센은 승산이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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