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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짓궂은 농담과 진짜 달라진 조상우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0-10 17:51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2사 만루서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넥센 조상우가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0.

김태형 두산 감독의 짓궂은 농담에 영향이라도 받은 것일까.

넥센이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넥센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2로 앞선 9회 마무리 조상우가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연장 승부를 해야 했다. 2-3으로 뒤지던 8회 1사 1,3루에서 박병호가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남겼으나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잡기가 벅찼다.

조상우는 8회말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양훈(5⅓이닝 1실점) 손승락(1⅓이닝 1실점) 한현희(⅓이닝 무실점)에 이어 1점 차 리드를 지키는 중책을 맡았다. 그러나 9회 2사 만루에서 4번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줬다. 3번 민병헌은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했지만 더 큰 산을 넘지 못했다. 5번 양의지는 바깥쪽 직구로 루킹 삼진.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나온 김태형 감독의 발언이 떠오른다. 김 감독은 "(조)상우가 정말 잘 던지더라. 그런데 어린 투수가 저렇게 많이 던져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감독이 시키는 대로 던지고 있는데,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7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등판해 3이닝 동안 올해 최다인 49개의 공을 뿌린 조상우를 잔뜩 경계한 것. 그러면서도 재치있는 표현으로 행사 분위기를 달궜다.

당시 조상우는 김 감독의 말에 "열심히 던지겠다"고 받아 쳤다. 취재진을 만났을 때는 "많은 공을 던졌다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30개가 넘어가면서부터 스피드가 더 나오더라. 지금은 내일이 없이 때문에 3이닝은 물론 4이닝도 책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날 몸에 무리도 없고 공 던지는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날은 '팔이 앞으로 넘어오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와 던져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특히 8회 16개 공을 던진 뒤 9회가 문제였다. 150㎞의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놀지 않고 던지는 순간부터 볼인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2이닝 2피안타 3볼넷 1실점. 결국 넥센은 연장 10회말 김택형이 1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3대4 패배. SK를 상대로는 조상우의 카드가 완벽히 들어맞아 연장 접전 끝에 웃었지만, 이날은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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