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들은 괜찮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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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투수가 시즌을 치르다보면 간혹 팔꿈치나 어깨에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근육이 뭉치거나 하는 일은 종종 생긴다. 하지만 박정진과 윤규진의 경우는 그런 일반적인 경우로 볼 수 없다. 부상의 근본적인 원인이 시즌 중반 이후 집중 제기된 '혹사'에 따른 후유증일 수 있기 때문.
한화는 시즌 초부터 매경기 전력을 쏟아부었다. 특히 박정진과 윤규진 그리고 권 혁(32)의 필승조 트리오는 하나같이 엄청난 투구 이닝을 소화했다. 박정진은 76경기에서 96이닝, 윤규진은 40경기에서 50⅔이닝 마지막으로 권 혁은 76경기에서 109⅔이닝을 던졌다. 박정진과 권 혁은 모두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한화에 승리의 경험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친 김 감독의 전략은 수긍이 간다. 어쨌든 한화는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갖추게 됐고, 다른 팀들로부터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선수단 내부적으로도 '더 이상 쉽게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경기에 이기면서 새로운 힘이 생긴 건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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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규진의 경우는 이미 지난 8월18일자로 재활군에 내려간 뒤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박정진도 엔트리에서 제외되진 않았지만, 지난 10일 대전 SK전 이후 20일간 경기에 나오지 않고 있다. 팔꿈치 근육통 증세가 얼마나 빨리 호전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시즌 최종전까지 못나올 가능성이 짙다. 결국 결승점에 도달하기도 전에 문제가 터진 셈이다.
최근까지도 한화 트레이닝 파트에서는 "박정진은 MRI 검사에서도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지금도 쓰려면 쓸 수도 있다. 하지만 미리 조심하느라 안쓸 뿐"이라며 "자꾸 '혹사'라고 하는데, 감독님은 선수가 안좋다고 하면 세계에서 가장 좋은 병원을 찾아 보내는 스타일이다"라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박정진과 윤규진을 일본에 보낸 것도 상태를 면밀히 체크해 더 큰 부상을 막기 위해서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화는 실제로 박정진을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보내며 1군 엔트리에서 빼지 않았다. 복귀 후 경기 투입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는다. 왜 미리 이런 상황을 막지 못했는 지, 그리고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투구 이닝을 줄일 순 없었는 지에 대해서는 답이 될 수 없다. 그래서 김성근 감독은 새로운 방법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올 시즌 박정진과 윤규진에 대한 운용법은 분명 오류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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