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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의 구상이 착착 맞아들어갔다.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2연전을 모두 잡았다. 1승1패를 해도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까지 무너트렸다.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5강 불씨가 살아났다.
팀 목표가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 선발 린드블럼까지 무기력했다. 1회 1사 2루에서 폭투와 희생타로 선취점을 내준 린드블럼은 3회 김주찬, 이범호에게 홈런을 맞았다. 3회까지 5실점. 올시즌 KIA전 2경기에서 1승-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했던 그 린드블럼이 아니었다. 린드블럼은 5이닝을 던져 7실점하고 강판됐다. 사실상 경기 포기였다.
당초 이날 경기는 롯데의 우세가 점쳐졌다. 순위싸움과 상관없이 객관적인 전력을 보면 그랬다. KIA 선발 박준표는 올시즌 두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중간계투로 던지다가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겨 임시 선발로 나섰다. 더구나 KIA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팀 타율 꼴찌다. 마운드와 수비를 앞세워 지키는 야구로 어렵게 버텨왔다. 그런데 경기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KIA 선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였지만, 롯데 선수들의 집단 무기력증이 더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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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무기력증은 팀 전체로 퍼졌다. 5회초 1사 1루에서 브렛 필이 때린 평범한 내야 뜬공을 유격수 오승택이 놓쳤다. 실책은 이후 2실점으로 이어졌다. 6회초 1사 1루에서는 좌익수 김주현이 신종길이 때린 뜬공을 뻔히 보면서 놓쳤다. 수비 실수는 4실점으로 이어졌다. 0-11. 롯데 벤치, 관중석의 팬들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의욕을 잃어버린 선수들의 한심한 경기를 지켜보던 부산팬들은 롯데가 6회 1점을 뽑자 환호했다.
이날 KIA 선발 박준표는 처음부터 불펜 조기 가동을 염두에 둔 카드였다. 3회말 2사 1,2루에서 KIA 벤치는 박준표를 내리고 좌완 심동섭을 내세웠는데,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부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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