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감정 자제 못하는 루카스에게 벌금 물리는 게 맞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9-13 13:56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벌금내라고 했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13일 광주 KIA전에 앞서 "루카스가 좋아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런 행동을 했다. 특히 팀 동료에게 한 행동은 보기가 안 좋았다"고 말했다.

LG 구단은 물론이고 프로팀들은 선수단 자체 규정을 정해 놓고 팀워크를 해치는 행동을 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루카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투수가 종종 야구가 맘대로 안 될 때 글러브를 집어던지곤 한다. 라커룸 또는 벤치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 때로는 용인되고 때로는 문책성 징계로 이어지기도 한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루카스(30)는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글러브를 집어던졌다. 12일 광주 KIA전 4회말 수비에서 나왔다.

자신이 번트(김민우)댄 공을 잡아 3루로 악송구를 하고 난 다음, 화를 참지 못하고 한 행동이다. 다행히 악송구를 3루수(히메네스) 뒤로 백업간 유격수(오지환)가 잡았고 히메네스에게 송구, 오버런을 한 KIA 이범호를 태그아웃시켰다.

루카스는 4회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다음 타자 백용환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대타 나지완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신종길에게 중전 적시타, 오준혁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역전(3-6),강판당했다. LG는 결국 3대7로 졌다. 4회 5실점한 게 패인이었다.

루카스는 4회말 수비에서 포수 유강남이 마운드로 올라오는 걸 말리는 제스처까지 취했다. 빨리 경기를 진행시키자는 것이었다. 제구가 흔들려서 템포 조절 차원에서 올라오는 팀 동료를 거부했다.


루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두자릿수 승수를 거뒀던 촉망받은 투수다. 전문가들은 루카스의 직구와 변화구 구위만 놓고 보면 KBO리그 외국인 투수 중 A급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그가 올해 12일 현재 거둔 성적은 A급이 아니다. 30경기에 등판, 152⅔이닝을 책임지면서 8승10패1홀드, 평균자책점 5.07을 기록했다. 141탈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볼넷은 102개(고의4구 4개 포함)로 너무 많았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1.66으로 높았다.

루카스는 마운드에서 감정 조절이 안 됐다. 전반기에는 보는 사람들을 모두 불안하게 만들 정도였다. 7~8월엔 포커페이스의 모습을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9월 들어 다시 마운드에서 어린아이 처럼 자신의 감정을 마구 드러내고 있다. KIA전에서 글러브를 집어던진 게 하이라이트다. 과연 루카스는 누구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는 걸까. 의심스럽다.

LG 구단은 루카스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다. 루카스는 빼어난 구위 때문이다. 루카스가 평온한 심리 상태에서 자신의 공을 던진다면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루카스는 언제 흔들릴 지 모르는 불안한 투수다. 또 제구가 불안하다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루카스가 2016시즌에도 LG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12일 KIA전을 통해 그 질문의 대답은 명확히 나왔다고 보면 된다.

팀 보다 개인, 동료 보다 자신을 먼저 내세우면 팀이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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