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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더스틴 니퍼트(두산)는 부활할 수 있을까.
여전히 부족하다
현 시점에서 경기력을 살펴보자. 9일 목동에서 보인 모습은 8월5일 울산 롯데전과 거의 비슷하다.
9일 구원 등판한 목동 넥센전도 마찬가지였다. 5회 1사 만루 상황에서 박헌도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타구의 질 자체는 좋았다. 즉, 구위로 압도하지 못했다.
6회에는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물론 김재호의 결정적 실책 이후 박병호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무너지긴 했다. 하지만 연속 볼넷에 의해 스스로 어려운 상황을 자초한 측면은 첫번째 복귀와 비슷했다.
결국 실전적응의 문제다. 여기에서 또 하나 클러치 상황에서 공의 위력으로 타선을 압도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우측 허벅지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정상 컨디션의 볼끝을 유지하기 어렵다. 결국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면서 니퍼트는 1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니퍼트의 최대활용법
다행히 두 차례의 부상에도 여전히 공의 구속은 줄어들지 않았다. 반등의 요소가 있다. 2% 부족함 속에 희망이 여전히 보이는 이유다.
기본적으로 니퍼트는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패스트볼과 예리한 슬라이더, 그리고 타자의 타이밍을 뺏어내는 서클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선수다. 하지만 9일 목동전에서는 등판 후 첫 타자 김민성에게 6개의 패스트볼을 연속으로 던졌다. 그리고 박헌도에게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을 섞어가면서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즉, 여전히 변화구에 대한 감각이 완전치 않다. 노련한 니퍼트이기 때문에 실전등판을 거듭할 수록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서 필수적 조건이 패스트볼의 위력이다. 구속이 여전한 상태에서 볼끝의 위력을 되살려야 한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니퍼트가 전성기 때 타자 쪽으로 파고드는 볼끝을 보이면 컨디션이 좋은 증거다. 반면 구속은 비슷하지만, 타자 몸 위로 소위 날리는 공이 들어가는 날은 상태가 좋지 않다. 구속이 아닌 볼끝에서 니퍼트의 컨디션이 차이가 난다"고 했다. 현 시점에서는 니퍼트의 볼끝은 완전치 않다. 이 부분이 니퍼트 부활의 핵심적 관건이다.
두산 벤치는 니퍼트의 활용법에 대해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다. 불펜으로 돌리겠다고 했다가 다시 허준혁 이현호의 선발 경기력이 떨어지자 다시 선발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치열한 순위 경쟁과 포스트 시즌이 두산에게 남아있다. 혼란스러운 니퍼트에게 명확하게 포지션을 정해주는 게 더욱 합리적이다. 니퍼트의 부활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동시에 두산의 포스트 시즌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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